한은, 올해 성장률 2.6%로 큰 폭 상향…'반도체 호조' 견인

  • 경상수지 흑자, 2500억달러 '역대 최고' 예상

경기도 평택항 사진연합뉴스
경기 평택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가 경기를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28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이는 잠재성장률(약 1.8%)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2022년(2.7%)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 2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0.6%포인트 높여 잡았다. 이는 2021년 5월 3.0%에서 4.0%로 1.0%포인트 올린 이래 5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올해 2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시장에서는 2분기 역성장 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중동 전쟁 대응 과정에서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고, 대응하기 어려워지는 시점을 3분기로 봤다"며 "1분기 기저효과와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한은은 중동발 공급 충격을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정책이 일부 완충하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이 2월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봤다. 앞서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024년 11월 1.8%로 처음 제시한 뒤 지난해 5월 1.6%로 낮췄다. 이후 지난해 11월 1.8%, 지난 2월 2.0%로 조정했다.

반도체 호조는 경상수지 흑자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증가세를 반영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지난 2월 전망치(1700억달러)보다 대폭 높인 2500억달러로 제시했다. 종전 사상 최대치인 지난해 1231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한은은 이날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2월 전망치인 1.8%에서 2.1%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1.9%로 처음 제시한 뒤 지난 2월 1.8%로 낮췄다가 이번에 다시 올렸다. 반도체 사이클이 내년까지 지속되며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이 분석한 반도체 경기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반도체 수출 물량이 20%대 중반으로 확대되고 내년 10%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감에 따라 국내 성장률이 올해 0.5%포인트, 내년 0.3%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물가상승률도 올해와 내년에 각각 0.1%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로 빅테크 기업이 투자 속도를 조절하면서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올해 10%대로 둔화하는 비관 시나리오의 경우에는 성장률이 올해 0.3%포인트, 내년 0.2%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동 상황 전개에 따른 낙관·비관 시나리오도 각각 제시했다. 먼저 미국과 이란 협상이 타결되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빠르게 재개되는 경우에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기본 전망보다 각각 0.1%포인트씩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교착이 장기화하고 연말까지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제한되는 경우에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5%포인트, 0.3%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반도체 호조가 잠재성장률 상승으로 연결되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이 국장은 "반도체 호황이 영구적인 변화라면 잠재 성장률을 올리겠지만, 사이클 관점에서 반도체 산업이 움직인다면 잠재 성장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잠재성장률을 크게 올리는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2%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2023년(3.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추정한 것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올해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 2월 전망(2.1%)보다 높은 2.4%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 상승세는 올해 8월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0%에서 2.3%로 올렸다. 내년에는 유가 측면의 비용상승 압력이 줄어들겠지만 수요측 압력이 점차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 모두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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