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합의가 이뤄지면 합의 정신에 기초해 노동조합은 국민들에게 약속한 삼성전자의 노사관계 안정화에 나서길 바란다"며 "사용자는 국민 기업이 꼭 잊지 말아야 할 협력업체 동반성장, 지역 사회 공헌, 안전 등 중요한 의제에 대해 합의 정신에 기초한 제안을 내놓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총파업 예고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저녁 김 장관 중재로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엿새간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해 찬성 73.7%로 이를 가결했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 노사의 합의에 대한 평가에 대해 "나쁜 합의가 좋은 판결보다 낫다. 당사자 간 합의가 어떤 판결보다 낫다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기술은 세계 제일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무노조 경영을 해왔다. 노사 모두 노사관계에 밝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삼성전자 노사 분쟁의 주 원인이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에 있다는 분석과 관련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 노란봉투법은 배타적 이익 중심의 노동운동이 아닌 기업 내 원하청이 함께 살자고 교섭의 문을 여는 과정"이라며 "이번 교섭이 어려웠던 이유는 SK하이닉스가 2021년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10년간 성과급으로 지급하도록 제도화했기 때문이다. 2021년은 노란봉투법이 개정되기 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법 파업에 면죄부를 줬다는 주장도 있지만 노조가 소송 결과에 따라 정당하게 쟁의에 나서게 된 것이다. 대안으로 노란봉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향후 대기업의 초과 이윤을 어떻게 재분배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음 주 월요일 오후에 노동부가 주관하는 긴급 토론회를 열 생각"이라며 "대기업의 초과 이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분배 할 것인지에 대한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을 모색하는 시론을 열고 싶다"고 했다.
이어 "오늘날 삼성전자의 성공이 노사의 헌신적인 노력에 국가와 지역 사회의 지원이 합쳐져서 이뤄졌다"며 "그 재분배도 사회적으로 재분배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그 해답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연구나 실태조사 등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방향은 '함께 살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초과 이윤과 관련해 김 장관은 "정부가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관여할 권한은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전통적 문법을 뛰어넘어 발생한 초과 이윤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이를 정규직만 배타적으로 가져가야 할 것인지는 고민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천문학적 초과이윤 속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동반성장론과 같은 원하청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이유는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는 대화의 힘을 믿기 때문"이라며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대화의 힘을 믿는 불굴의 의지와 기존 문법을 뛰어넘는 상상력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대화는 해법을 찾는 유일한 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노사관계에 정부 개입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형식이 있고 실질이 있다. 정부는 마땅히 중요 사업장에 대해 중재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도 계속 그러기는(개입하기에는) 쉽지 않은 만큼 새로운 사회 혁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성과에 대해 "올해 1분기 산재 사망 사고율이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체불임금 역시 1.7% 가량 감소했다"며 "가장 감사한 일은 63년 만에 되찾은 노동절이다. 다만 아직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제정하지 못한 만큼 더욱 분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근로자추정제, 일터기본법, 정년연장 등 입법 과제가 많이 남았다. 이 가운데 정년연장 논의는 많이 숙성된 상태"라며 "조금 더 설득 과정을 거쳐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날 발생한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서는 "짓는 것보다 허무는게 더 어렵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잘 잊어버린다"며 "철거 작업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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