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逆봉쇄 선언한 美…흔들리는 에너지에 韓 경제 전반 타격 가능성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 봉쇄를 시사하면서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안 그래도 에너지 공급망이 휘청이는 가운데 또 다른 충격파가 다가오면서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라 대체 도입선인 홍해를 활용하더라도 후티 반군이라는 변수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3일 외신 등을 종합하면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 동부시간으로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압박 카드를 꺼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에서 종전 협상에 나섰지만 핵개발,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이 결렬된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 절차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장 국제유가가 흔들리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4.7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8.33% 급등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2.16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7.28% 올랐고 중동산 원유가격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그러잖아도 휘청이던 한국의 에너지 안보가 더 큰 위기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에 발이 묶인 유조선 7척의 통항을 추진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

국제유가 상승에 중동산 원유 도입이 어려워지고 대체 원유 수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4월 1~10일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원유 수입액은 28억4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2~3월 '마이너스' 추세를 보이던 중 증가 전환한 것이다. 원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전반 수입액은 13.1% 상승했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 없이 4~5월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중동전쟁이 한 달을 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향후 상황을 예단할 수 없다는 우려도 커진다. 

중동산 원유의 대체선인 홍해를 활용하기에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홍해 항구로 연결된 송유관 운영을 정상화한 바 있다. 하지만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친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위험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찾아오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나틱시스는 최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률을 1.8%에서 1.0%로 대폭 낮춰 잡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짚었다. 나틱시스는 보고서를 통해 "신흥 아시아 국가들이 중앙은행들이 도울 수 없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금융시장에도 충격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장 대비 6.8원 오른 1489.3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역시 전장 대비 50.25포인트(0.86%) 떨어진 5808.62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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