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신간] 팁 프롬 더 탑, 건축계 '백요리사'들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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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프롬 더 탑
 
팁 프롬 더 탑=켄 양 외 지음, 정지현 옮김, 디플롯.

건축계의 '백(白)요리사'라 할 만한 세계적 건축가 70명의 조언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조언은 시작, 영감, 가치, 몰입, 과정, 자기계발, 결단 등 일곱 개 주제로 나뉘어 정리됐다. 이 책은 아랍에미리트의 20대 건축가 라그다 알하얄 리가 선배 건축가들에게 성공에 대한 조언을 구하면서 출발했다.

개인적으로 시작된 조언 구하기는 ‘Tips from the top’이란 프로젝트로 확대되며 범위가 넓어졌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정상(top)에 오른 건축가들의 조언(tip)을 담고 있지만, 흥미로운 아이디어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톱다운' 방식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있다. 젊은 건축가의 질문에서 시작된 '바텀업' 방식에서 이 책이 시작된 만큼, 위대한 아이디어는 때로는 아래에서 나온다. 

거장들이 설계한 건축물을 떠올리며, 이들의 조언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롯데월드타워 설계에 참여한 윌리엄 페더슨은 ‘비교적 설계’를 제시하며, “주어진 요구 조건에 하나의 해답만 제시하는 대신, 여러 가지 설계안을 함께 낼 것”을 조언한다.

리움미술관 뮤지엄 원(M1), 강남 교보타워, 제주 휘닉스 아일랜드 아고라 등을 설계한 마리오 보타는 “일하라, 또 일하라, 그리고 계속 일하라”란 단순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가 50년 넘게 활동하며 '다작 건축가'로 평가받게된 힘을 엿볼 수 있다. 엔비디아 본사를 설계한 아서 겐슬러는 "인재가 현명한 결정을 내릴수록 점점 더 큰 권한을 맡기라"라며 조직 운영에 대한 조언을 건네고, MoMA 프로젝트를 이끈 알리 라힘과 히나 자멜은 "자신의 정체성에 충실하라"며 건축가의 태도에 대해 말한다. 

“기본을 놓치지 않는 것이 기본”(동공), “뒤집고, 뒤집고, 또 뒤집으라”(유콩젠), “인간으로서 먼저 성장하라”(리후) 등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말들도 적지 않다. 건축에서 뻗어나간 생각의 줄기와 가지는 경계를 뛰어넘는다. 특히 오랜 업적으로 자신을 증명해온 거장들의 말은 단순 격언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시간의 시험을 견뎌낼 건축물을 만들다"(고든 길), "천천히 오래도록 타오르는 불꽃이 되어라"(샤론 존스턴& 마크리)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참고할 만한 메시지도 눈에 띈다. 

물론 책의 모든 조언을 다 따를 필요는 없다. 수많은 조언 가운데 마음을 사로 잡는 한 문장이 있다면, 자신의 삶에 맞게 다듬어라.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배움이 될 것이다. 

"건축은 장기 연애와도 같다. 감히 그 공식을 내놓자면, 낙관 두 스푼, 집착 한 스푼, 거기에 약간의 부정과 거의 끊임없는 부조리에 대한 감탄이라 하겠다. 물론 여기에 행운이 개입하는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건축의 진정한 힘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거나, 개념조차 헤아릴 수 없는 무한한 영역을 끝까지 탐구하려는 헌신에서 비롯된다." (152쪽, 톰 메인)
 
대한민국 금융위기
 
대한민국 금융위기=홍종학 지음, 이콘. 

경제학자이자 정책 전문가인 저자는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약탈적 대출 개념을 국내에 소개하고, 재도전을 가로막던 연대보증 관행을 폐지해 창업활성화에 기여했다. 이러한 저자는 이 책에서 "금융위기는 갑자기 오는 사건이 아니라 누적된 선택의 결과다"라고 강조한다. 금융위기가 반복돼 온 역사적 배경과 한국 경제의 구조를 개괄하고, 현재 한국 경제가 놓인 위치를 점검한다. 또한 위기를 피하기 위한 정책적·사회적 선택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특히 저자는 가계부채를 한국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로 보고, 최근 높아진 연체율과 취약 부문의 부실위험 등의 위기가 정책당국에 의해 선택되고 방치된 '회색 코뿔소'라고 진단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공동체 의식'이다. 진정한 위기 극복은 내 집값만은 떨어지면 안 된다는 이기심을 내려놓는 데서 시작된다. 지금의 높은 집값은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할 빚 위에 세워진 사상누각이다. 청년들이 꿈을 꿀 수 없고, 아이 울음소리가 사라진 나라에서 비싼 아파트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385쪽) 
 
 
왕의 길
 
왕의 길=백승기 지음. 

대한민국 건축가이자 도시공학자인 저자는 직접 발로 걸으며 조선 왕조의 명암이 교차하는 현장을 몸소 체험하고 기록한 '보행 중심의 생생한 역사 탐구서'를 썼다. 저자가 고증한 태종의 '건국의 길', 세종의 '수성의 길', 그리고 인조와 고종이 겪은 '오욕의 길'은 모두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현실과 맞닿아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누군가 닦아놓은 매끄러운 도로 위에서 안주하는 '소비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조종간을 잡고 자신만의 왕도를 설계하는 '개척자'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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