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사법 3법'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이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사실상 시행을 앞두게 됐다. 이 법은 판사·검사가 법을 왜곡해 적용했을 때 10년 이하 징역형 등으로 처벌하는 법 왜곡죄 신설법(형법), 법원이 확정한 판결에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을 담고 있다.

재판의 중립성과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해 위헌성이 크다는 우려에도 민주당은 지난달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다. 사법부 권한 남용을 통제하고 재판 책임성을 높이는 제도 보완이라고 주장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연 사법 시스템을 위한 진정한 개혁인지, 정치권이 사법 영역에 더 깊이 개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시도인지 의문이 든다.

법 왜곡죄 신설은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항이다.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사법부 독립성 훼손에 대한 부분이다. 판사·검사가 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적용했을 때 형사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책임성을 강화하는 장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칫 판사들의 판단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현재 법원 내부에서도 법 왜곡죄가 도입되면 판결에 대한 고소·고발이 남발하고, 판사들이 새로운 법리 판단을 시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재판 과정에서 법 해석은 다양한 관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같은 법조문이라도 판례와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이러한 법리 해석의 차이를 '왜곡'으로 판단하기 시작하면 판사의 판단 자체가 형사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그 결과 새로운 법리 판단이나 적극적인 판결을 피하고 안전한 판례만 따르는 '위축된 재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논쟁은 재판소원법이다. 법원 판결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될 때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사법 체계는 1심, 2심, 대법원으로 이어지는 3심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헌법재판소가 또 하나의 심급 역할을 하게 돼 4심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재판 지연과 소송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국민의 권리 구제 과정은 더 복잡해진다. 취지가 헌법적 권리 보호라 하더라도 사법 체계 전체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는다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대법관 증원 역시 중요한 변화다. 현재 대법관들이 처리해야 하는 사건 수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원을 늘려 업무 부담을 줄이자는 주장에는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최고 법원의 구성은 사법부의 방향성과도 직결된다. 단기간에 대법관 수가 크게 늘어나면 특정 시기의 정치 권력이 사법부 구성에 과도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조해 온 민주주의 원칙을 고려한다면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다.

사법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많은 국민들이 공감한다. 검찰권 남용 문제, 재판 지연, 사법 불신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분명 존재한다.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이 변화가 과연 사법을 더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불신을 낳게 될 것인가. 평가는 법안이 통과되는 순간이 아닌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한 이후에 내려질 것이다.
 
조현정 정치사회부 차장
조현정 정치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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