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14조' 역대급인데…4대 은행, 53% 급증 부실대출 '시한폭탄'

  • 기준금리 내려도…대출 자산 늘어 순익 14조

  • 부실대출 12조…NPL 커버리지비율도 하락세

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지만 건전성 지표엔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 이후 상환 능력이 바닥난 차주가 늘며 부실 대출 규모가 4년 새 50% 넘게 폭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종료 시사와 시장금리 반등까지 맞물리며 잠재돼 있던 부실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3조9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3조3435억원) 대비 4.9% 늘어난 것이며 역대 최대치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대출 자산이 성장하며 이자 이익 증가세가 꺾이지 않은 영향이 컸다. 통상 기준금리 하락기에는 은행 수익성 지표인 예대금리차가 줄어들어 수익성이 나빠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작년엔 이러한 마진 하락분을 상쇄할 만큼 대출이 늘며 이자 이익이 확대됐다.
 
문제는 대출 자산 성장과 함께 부실 대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데 있다. 4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부실 대출은 총 12조47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요주의여신(연체 1~3개월)과 고정이하여신(NPL·연체 3개월 이상) 잔액을 합친 것이며 2021년 대비 약 52.6% 급증했다.
 
연도별(매년 12월 말 기준)로 보면 △2021년 8조1736억원 △2022년 8조7892억원 △2023년 9조6781억원 △2024년 11조639억원 등이다. 전체 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지난해 0.30%로 높아져 5년래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요주의여신과 고정이하여신 잔액 모두 2021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2021년 말 2조8643억원이던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말 4조5489억원으로 늘어 증가세가 59%에 달한다. 4년 새 못 갚은 빚이 1조6000억원 넘게 더 쌓인 것이다. 요주의여신도 지난해 말 7조9291억원으로 2021년 대비 49%가량 늘었다.
 
부실 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자 은행의 부실 대출 충격 흡수력을 나타내는 지표 역시 나빠지고 있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지난해 171.7%로 4년 만에 다시 200% 밑으로 떨어졌다. 은행은 매년 부실 대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지만 부실 대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 속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종료 시사, 시장금리 반등 같은 악재가 겹치며 부실채권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내수 경기가 악화했고 내려갈 줄 알았던 금리마저 계속 올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의 빚 상환 여력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제 이자는커녕 원금도 갚지 못하는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다시 경기 부진과 함께 부실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부실 대출 규모가 클수록 은행은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해 수익성도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