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설 | 기본·원칙·상식] 중도층이 떠나는 자리, 국민의힘은 무엇을 남겼나

6·3 지방선거를 앞둔 여론의 흐름은 분명하다.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야당보다 두 자릿수 이상 앞서고, 특히 중도층과 충청권에서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권 초반 효과나 일시적 분위기로 치부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이 스스로 중도층을 밀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이번 지표는 야당에 대한 경고에 가깝다.

국민의힘은 최근 몇 달간 강성 지지층 결집에만 매달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 문제,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둘러싼 선택, 그리고 이를 둘러싼 내부 갈등은 당의 에너지를 소진시켰다. 그 과정에서 중도층이 기대했던 최소한의 메시지, 즉 ‘왜 이 당이 다시 필요하며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가’에 대한 답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정치는 선택의 예술이다. 특히 지방선거는 이념보다 생활, 진영보다 안정이 앞서는 선거다. 중도층 유권자들이 여당에 힘을 실어주겠다고 답한 이유는 민주당이 완벽해서라기보다 국민의힘이 대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분열된 모습, 책임 회피, 자기 성찰 없는 공방은 “견제할 야당”이 아니라 “불안한 야당”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반(反) 이재명’이라는 구호에 기대고 있다. 그러나 중도층은 이미 그 언어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비판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자기 책임에 대한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 계엄과 내란 논란, 보수가 배출한 권력의 실패에 대해 어떤 정치적 판단을 내렸는지조차 분명히 하지 않은 채 민생과 안정을 말하는 것은 상식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다. 지방선거는 코앞이고, 중도층은 한 번 등을 돌리면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지층을 향한 더 센 언어가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한 차분한 설명이다. 무엇을 반성했고, 무엇을 고치며, 어떤 기준으로 다시 서겠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장동혁 누구든 재신임 요구하면 전당원 투표…대표·의원직 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 국회에서 당내 사퇴론과 재신임 투표론 관련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5일부터 내일까지 자신에 대한 사퇴 혹은 재신임 투표 요구가 있다면 전 당원 투표를 하겠다며 재신임을 받지 못한다면 당대표직과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625
장동혁 "누구든 재신임 요구하면 전당원 투표…대표·의원직 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 국회에서 당내 사퇴론과 재신임 투표론 관련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5일)부터 내일까지 자신에 대한 사퇴 혹은 재신임 투표 요구가 있다면 전 당원 투표를 하겠다"며 "재신임을 받지 못한다면 당대표직과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6.2.5

중도층의 이탈은 여론조사의 숫자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정당의 신뢰가 어디서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성적표다. 국민의힘이 이 신호를 또다시 ‘일시적 현상’으로 넘긴다면, 지방선거 결과는 여론조사보다 더 냉정한 판단으로 돌아올 것이다. 기본과 원칙, 그리고 상식의 정치는 지금 바로 그 지점에서 시험대에 올라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