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포인트'. 2일과 3일 이틀간 코스피 지수 변동 폭이다. 전례 없는 급락과 폭등 장세다. 이른바 '워시 쇼크'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고 빠르게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극심한 변동 장세 속에서 투자자별 움직임은 극명하게 갈렸다. 특히 증시 '큰손'인 외국인과 이른바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이틀간 정반대 투자 성향을 보였다. 외국인이 팔면 개미는 사고, 개미가 팔면 외국인은 사는 구조가 갈수록 뚜렷해지는 추세다.
3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일 급락분을 가뿐히 만회했다. 지난 2일 5.26% 하락한 코스피는 이날 6.84% 반등했다. 코스닥도 전일 4.44% 하락했지만 이날 4.19%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급 영향 이외에 펀더멘털 변화가 없었기에 빠르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일 낙폭을 회복했다"며 "미국 증시와 코스피가 모두 '워시 쇼크'를 이겨내고 반등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투자주체들 움직임이다. 지난 2일에는 개인이 4조5874억원을 순매수하는 동안 외국인은 2조5167억원을 순매도하며 역대급 수급 격차를 기록했다. 하지만 3일에는 정반대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2조9404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70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미와 외국인 간 엇갈린 투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개미와 외국인 매매 방향이 일치한 날은 23거래일 중 단 5일에 불과했다. 증시 불장이 이어졌던 최근 4개월로 범위를 넓혀도 매매 방향이 같았던 날은 82거래일 중 18번에 그쳤다. 연초 이후 누적 거래대금도 비슷하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은 1조2445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조6960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급 디커플링' 현상을 자연스러운 시장 메커니즘으로 해석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누군가 사면 누군가는 파는 것이기에 '정반대'라는 표현보다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결국 한쪽은 시장을 좋게 보고 다른 쪽은 나쁘게 보는 판단 차이가 수급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선 "적극적인 매수 스탠스에서 다소 중립적인 위치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차기 연준 의장 관련 불확실성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 등 글로벌 유동성 총량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외국인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투자주체별로 투자 호흡이 다르다는 점이 수급 디커플링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관투자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흡이 짧은 개인과 외국인이 시장 상황에 따라 서로 물량을 주고받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을 개인의 유동성이 받아내거나 반대로 개인이 차익을 실현할 때 외국인이 진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증시에서 '개인의 강력한 매수세'에도 주목한다.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가계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국내 시장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가계 자금, 즉 개인들의 투자금 유입세가 계속되는 '머니무브'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자금들이 국내 증시 강세를 이끄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외국인이 매일 사고파는 행위를 일일이 분석하거나 전망하는 것보다 결국 증시는 펀더멘털을 따라가게 돼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누가 사느냐보다 시장의 본질적인 매력도가 어디에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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