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세용 교수 "공공청사에 주택 지어 8만가구 공급 가능...땅을 못찾는 것"

  • 주택 공급 대책 앞두고..."유휴부지 활용해서 청년·노인 주택으로"

  • "2억으로 10억 집 입주...지분적립형 주택 전국 확대 가능"

  • "LH개혁은 디테일이 성과 가를 것...양도세·보유세 균형 맞춰야"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가 27일 서울 종로구 ABC 스튜디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가 27일 서울 종로구 ABC 스튜디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땅이 없는 게 아니고 땅을 못 찾는 겁니다. 이미 있는 자원, 즉 동사무소나 버스 공영 차고지 같은 유휴 부지를 활용하는 방향이 바람직합니다."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는 전날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공급대책은 서울 핵심지의 유휴부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세용 교수는 이 자리서 발표를 목전에 앞둔 공급 대책부터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 부동산 초양극화까지 이재명 정부의 산적한 과제에 대해 진단을 내렸다. 

예컨대 2~3층인 공공청사를 20층까지 개발해서 주택을 함께 공급한다는 게 김 교수의 구상이다. 김 교수는 "서울에만 동사무소(주민센터)가 400개 정도 있다. 대부분 역세권에 4층 이하로 낮게 지어져 있다"며 "20층까지 고밀 개발하면 한 곳당 보통 150~200가구 정도가 나온다. 400개를 일시에 개발한다고 가정하면 그것만으로도 8만 가구 공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정부가 본격 추진하는 '지분적립형 주택'은 김 교수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 재임 시절 나왔다. 김 교수는 광교신도시 등 경기도에서 순조롭게 확대됐다며, 법령 정비만 마치면 전국으로 확대할 추진력을 갖췄다고 했다. 그는 "초기 자금으로 집값 20%만 내고, 나머지 80%는 20년 동안 나누어 상환하며 지분을 늘려가는 개념"이 "10억원짜리 집이라면 2억원만 있으면 입주가 가능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GH 사장을 연달아 역임하면서 '공간 복지'에 주안점을 두고 정책을 설계했다.  유휴부지·공공청사 개발, 지분적립형 정책은 청년·노년층 대상 주거 확충에 방점을 찍으면서 나온 정책이다. 그는 "공공청사 개발은 청년·노인 주택에 적합하다. 아파트가 아닌 빌라나 다세대 지역 주민들은 경로당 하나 가려 해도 버스를 타야한다"며 "이런 비아파트 지역에 보육, 경로, 독서 시설, 심지어 코인 빨래방 같은 '공간복지'를 채워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 주택만 빼곡해지면 도시 경쟁력을 해친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오피스가 많아야 도시가 발전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경제 시스템이 바뀌면서 미국 맨해튼도 오피스 공실률이 굉장히 늘어나고 있고, 뉴욕에서도 오피스를 주택으로 바꾸는 작업들이 있을 만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해 "고치기 매우 어려운 시점에 이른 건 맞다"고 진단했다. 서울 주요 지역의 가격 상승과 지방의 침체가 맞물린 '초양극화' 현상은 해를 거듭할 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울의 공급 물량은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수도권 불안'과 '지방 소멸'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있다.

그는 "2012년 금융위기 직후 금리가 2%대로 낮아졌을 때 이미 전세는 사라질 운명이었지만 당시 전세 대출을 늘려주며 전세에 묶인 돈이 꾸준히 늘어났고, 이것이 결국 매매 가격을 견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해답은 지방 일자리였다. 부동산 양극화가 산업·인구 구조 변화에서 기인한 결과인 만큼 지역 균형발전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향후 몇 년간 이 불안한 상황을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가 아주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LH 개혁안에 대해서는 정부과 시각이 일치했다. 공공이 땅을 수용해 민간에 되파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그의 핵심 주장이다. 김 교수는 이재명 정부 초부터 LH 사장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다만 "인사권자의 판단이라 말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김 교수는 "기존 모델은 예전 예산 규모가 작았을 시절 채택했던 것이고, 예산 규모가 확보된 지금은 직접 지어서 임대나 분양 주택으로 공급해야 공공성이 담보된다"며 "정부의 개혁 방향성은 맞지만, 그 디테일이 얼마나 충실하게 지켜질 지가 이번 개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조치한 데 대해서는 "원칙을 지키는 게 좋은 방향"이라면서도 "양도세는 장기적으로 보유세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양도세가 중과되면 거래가 잘 안된다"며 "거래를 권장하기 위해 양도세가 없는 나라들도 꽤 있다. 대신 보유세에서 받는 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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