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재계에 따르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시행 시 경영권이 취약해질 기업집단으로 SK·롯데·두산·LS·태광산업 등이 꼽힌다.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자사주 비율은 24.8%로 4대 그룹 중 가장 높다. SK그룹이 오랜 기간 자사주를 활용해 최대 주주의 낮은 지분율을 상쇄하고 경영권을 지켜 온 데서 기인한다. 지난 2003년 사모펀드 소버린이 SK㈜ 주식을 매입하며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자 SK그룹은 자사주를 시장에서 취득한 후 우호세력에 매각하는 형태로 경영권을 방어했다.
이후 SK㈜는 자사 지분 31.82%를 쥐고 있던 SK C&C(현 SK AX)와 합병하면서 합병신주를 발행하는 형태로 대량의 자사주를 취득하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 지분율이 17.9%로 낮은 편이지만 경영 안정성을 유지한 원동력이다.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자사주 비율은 27.51%에 달한다. 자산규모 100조 이상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017년 순환출자 구조를 풀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 4개 계열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보유 자사주가 롯데지주 자사주로 통합됐다.
이후 자사주를 2차례에 걸쳐 소각·매각했고 지난해 3월에도 자사주 15% 매각 계획을 공시했지만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유통 산업의 침체 등으로 아직 실행안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도 자사주 비율이 17.92%로 높은 편이다. 두산은 박정원 회장을 필두로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40%를 넘어 경영권 분쟁 우려는 적다. 자사주 비율이 높은 건 과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신탁 계약을 잇달아 체결한 탓이다.
과거에는 사업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수단으로 자사주를 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으나,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에 따른 동박적층판(CCL) 수요 급증으로 두산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지난해 2월 전체 자사주 3분의 1을 소각하고 나머지는 '양도 제한 조건부 주식(RSU)'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LS그룹은 호반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비해 지주사인 ㈜LS 자사주 비율을 높게 유지하던 케이스다. 호반그룹이 이사회 진입 등을 시도하면 한진 등 우호 세력에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를 발행해 공동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지난해 8월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최초로 17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섰다.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특수 관계인의 지분이 경영권을 수성하는 데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6월 자사주 24.41% 전량을 기반으로 한 3186억원 규모의 EB 발행을 결정했다가 정치권·주주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주력 사업인 석화 침체에 따른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애경산업·케이조선·동성제약 인수에 나선 만큼 자금 확보 측면에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당분간 2조원대 사내 유보금을 활용해 인수·합병에 나설 공산이 크지만, 추후 무차입 경영 기조를 깨고 금융권 등에서 대규모 차입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제8단체는 "회사 합병 등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사주는 대주주에 유리하게 활용하는 것과 무관한 만큼 소각 의무를 면제·유예하는 게 타당하다"며 "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석화 등 위기에 처한 사업 재편 속도가 늦어지고 격변기 산업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