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에프에스티·에스앤에스텍…삼성 파운드리 '부활' 위해 토종 소부장과 혈맹 구축한다

  • 3나노 격차 인정하고 2나노 '선투자'… 美 테일러 팹이 전초기지

  • 블랭크 마스크부터 펠리클까지…삼성, 사상 첫 EUV 핵심 소재 '완전 국산화'

삼성전자가 건설 중인 미국 테일러 팹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건설 중인 미국 테일러 팹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살리기 위해 국내 소부장 강소기업들과 '혈맹'을 맺었다. 일본 기업도 풀지 못한 2나노 공정의 수율 문제를 에프에스티의 'CNT 펠리클'과 에스앤에스텍의 'EUV 블랭크 마스크'라는 쌍두마차로 해결해, 흑자 전환과 TSMC 추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역대 최대 실적 속 '파운드리 적자'…2나노 '점프 전략'으로 배수진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 잠정 실적을 기록해 3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메모리 사업과 달리 파운드리 부문은 선단 공정의 수율(합격률) 난항과 가동률 저하가 맞물리며 여전히 수익성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에 주도권을 내준 3·4나노 공정의 점진적 개선 대신, 차세대 2나노 공정에 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선제적 점프 전략'에 사활을 건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의 규격이 완전히 바뀌는 2나노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정면 돌파 의지로 풀이된다.

파운드리 흑자 전환의 열쇠는 불량 없이 반도체를 찍어내는 '수율'에 있다. 삼성은 최근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빅테크 고객사의 복귀 신호탄을 쐈으나 결국 2나노에서 압도적인 수율을 증명해야만 이들을 실질적으로 붙잡아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스크부터 보호막까지'… 에스앤에스텍·에프에스티 국산화 시너지
파운드리 수율을 잡기 위해 삼성이 꺼내 든 카드는 EUV(극자외선) 핵심 소재의 전면 국산화다. 특히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원판인 '블랭크 마스크'와 이를 보호하는 '펠리클'을 국내 기업들로 채워 공급망 안정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먼저 에스앤에스텍은 그간 해외 의존도가 100%에 가까웠던 EUV 블랭크 마스크 국산화에 성공하며 연합군의 선봉에 섰다. 올해 상반기 도입을 목표로 진행된 최종 평가가 막바지에 이르렀으며, 이르면 이달 중 삼성이 EUV 공정에 국산 마스크를 처음으로 투입할 전망이다. 필름 역할을 하는 블랭크 마스크의 국산화는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삼성에 천군만마와 같다는 평가다. 

여기에 에프에스티의 CNT(탄소나노튜브) 펠리클이 더해지며 시너지는 극대화된다. 이 시장은 그간 일본 미쓰이화학이 독점해왔지만, 2나노 이하 공정에서 일본산 소재가 고열에 녹아버리는 치명적 결함을 드러내며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 반면 에프에스티의 CNT 펠리클은 탁월한 열전도율을 바탕으로 고가의 노광 마스크 수명을 비약적으로 연장시킨다. 공정 정밀도를 높여 수율을 개선하는 동시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마스크 교체 비용을 절감하는 직접적인 효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테일러 팹 중심으로 결집하는 'K-공급망 연합군'
삼성전자가 최근 에프에스티의 전용 검사 장비를 미국 테일러 공장으로 우선 발주한 것은 2나노 양산을 위한 'K-공급망' 세팅이 최종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일본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력을 검증받은 에프에스티, 에스앤에스텍 등 국내 강소기업들과 '폐쇄적 동맹'을 구축해 생산 효율과 수율을 동시에 잡으려는 포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국산 공급망을 확보한 삼성이 퀄컴 등 빅테크의 수주를 확정 지으며 파운드리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 주목된다"며 "삼성의 자본력과 에프에스티의 기술력이 결합한 연합군은 2027년 글로벌 파운드리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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