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하는 반정부 시위에 대응해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에 나선 이란 당국이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 접속까지 막기 위해 군사 장비를 동원하고 사용자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혈 진압 실태가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가디언, 이란와이어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지난 8일 저녁부터 국내 인터넷과 통신망을 전면 차단하면서 스타링크 이용도 급격히 어려워졌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등 분쟁 지역에서 '최후의 소통 수단'으로 기능해온 스타링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군사 장비를 동원해 위성 신호를 교란하고, 드론을 띄워 주택 지붕 위의 스타링크 안테나를 수색하고 있다. 인권단체 미안그룹의 사이버보안 전문가 아미르 라시디 이사는 전국적인 시위가 시작된 이후 스타링크 위성을 겨냥한 군사급 전파 방해, 이른바 '재밍' 신호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라시디 이사는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란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그랬듯 위치정보시스템(GPS) 신호 교란 외의 수단도 동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란 당국은 스타링크 사용자에 대한 추적과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라시디 이사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수도 테헤란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스타링크 안테나 수색과 압수가 시작됐다. 지난해 제정된 법률에 따라 이란에서 스타링크 단말기를 소지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을 위한 간첩 행위로 간주돼 최대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압수된 안테나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처럼 이란이 스타링크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는 배경에는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 시민들이 촬영해 외부로 전송하는 영상은 시위 규모와 당국의 강경 진압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로 꼽힌다.
인터넷 차단 이후 외신에 전달된 이란 내 시위 관련 사진과 영상 상당수는 스타링크를 통해 전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셜미디어에는 병원에 시신이 넘쳐나는 장면 등이 담긴 영상도 잇따라 게시됐다.
이란 내 스타링크 가입자는 4만~5만 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6월 이란과 이스라엘이 공습을 주고받았던 이른바 '12일 전쟁' 당시에도 스타링크를 통해 검열 없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과거 이란에 전파 방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란은 ITU에 스타링크 서비스가 이란에 제공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맞서 왔다.
외교관 등을 포함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이란 당국은 국영 매체와 정권 충성파 등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에 등록된 극소수에게만 인터넷 접속을 허용하고 있다. 동시에 국민들에게는 반관영 매체인 메흐르 통신의 보도를 신뢰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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