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갈수록 커지는 공천 헌금 논란, 신속한 진상 규명이 신뢰의 출발점이다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이 다시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1억원 공천 헌금 의혹에 연루된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며, 강 의원은 결국 제명됐다. 여당 지도부는 “끊을 것은 끊어내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사안은 특정 인물의 거취를 넘어 정치 전반의 공정성과 책임을 다시 묻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치 권력은 언제나 도덕성과 함께 평가받아 왔다. 국민은 정책 성과만으로 정치인을 판단하지 않는다. 권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상식과 책임의 기준을 지키는지를 더욱 엄격히 본다. 공천 과정에서의 금전 문제와 비위 의혹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제도의 신뢰를 훼손한다. 공정해야 할 출발선이 흔들릴 때,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은 구조화된다.

사안의 본질은 ‘누가 얼마를 받았는가’라는 단편적 사실 확인에 그치지 않는다. 공천 권한이 어떻게 행사됐는지, 권력과 이해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얽혀 있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국민의 기대에 부합했는지에 대한 종합적 점검이 필요하다. 정치권은 과거에도 유사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자정과 제도 개선을 약속해왔다. 그러나 약속은 반복됐고, 논란 역시 되풀이됐다. 그 결과가 오늘의 불신이다.

정청래 대표는 새해 첫날부터 “성역은 없다”며 윤리감찰 지시 사실을 공개했다. 문제 제기 자체는 불가피하다. 다만 사후적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책임은 사과나 인적 정리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사전에 작동하는 기준과, 그 기준이 예외 없이 적용된다는 확신이다. 정치의 책임은 위기를 관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위기를 만들지 않는 시스템에서 출발한다.

야당은 특검 도입을 거론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과도한 정치 공방은 또 다른 분열을 낳을 수 있다. 그러나 분열을 이유로 진상 규명을 미루거나 축소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특검 여부와 무관하게 사실관계는 조속하고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책임을 묻고, 사실이 아니라면 명확히 해명하는 것만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더욱이 2026년은 지방선거를 앞둔 해다. 선거는 정책과 비전의 경쟁이자, 책임과 도덕성의 경쟁이다. 공천의 공정성이 흔들린 정당이 유권자에게 신뢰를 요구할 수는 없다. 정치인은 자신의 거취와 이해관계를 떠나, 상식의 기준 앞에 스스로를 세울 수 있어야 한다.

기본과 상식은 분명하다. 정치는 책임을 전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을 지는 자리다. 신속한 진상 규명과 일관된 기준의 적용만이 정치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그것이야말로 새해 정치가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할 최소한의 답이다.
 
사진Notebook LM 인포그래픽
[사진=Notebook LM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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