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곧 경쟁력···삼성·SK하닉 신공장 '속도전' 본격화

  • 삼성전자, 평택 P4·P5 공사 줄줄이 재개

  • SK하이닉스, M15X 내년 HBM4 양산 목표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공장 건설과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속도전에 돌입했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주도권 선점을 위한 국내 케파(생산능력)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달 중순부터 평택캠퍼스 4공장(P4) 페이즈4(Ph4·생산공간) 공사를 전면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부터 일부 설비 작업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 완전히 공사 정상화에 접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애초 Ph4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용 라인으로 구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파운드리 수주 부진과 메모리 불황이 겹치면서 지난해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HBM과 D램 수요가 폭발하자 메모리 라인으로 전환해 건설을 다시 시작했다. 
 
이에 따라 Ph4 준공 시점도 기존 2027년 1분기에서 2026년 연내로 단축될 예정이다.
 
Ph4와 함께 공사를 멈췄던 Ph2 역시 마감 공사 재개를 앞두고 있다. Ph4와 비교해 공사 진행이 상당히 진척된 만큼, 완료 시점 역시 Ph4보다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Ph2와 Ph4를 모두 HBM4를 위한 6세대(1c) D램 양산에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달에는 임시 경영위원회를 거쳐 5공장(P5)의 골조 공사도 재개하기로 했다. 오는 2028년 가동 목표로 당분간 늘어날 메모리 수요에 적극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가 생산능력(캐파) 확보에 고삐를 죄는 이유는 최근 부상하고 있는 '삼성 대안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안정적인 공정력을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내세우려는 전략이다.
 
파운드리 역시 TSMC의 캐파 부족과 대만 정부의 해외 수출 제재, 지진 리스크들이 더해지면서 삼성전자로 파운드리 시장이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상황에 따라 기존 D램 라인을 파운드리로 빠르게 전환하기 위해선 전체 생산 인프라 구축이 시급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도 공장 조기 가동을 위해 발걸음이 분주하다. 청주캠퍼스 내 건설 중인 M15X에서 내년 1분기 내 HBM4 양산을 목표로 막바지 시설 준비에 한창인 모습이다. 지난 11월 완공 목표였으나 한 달 앞당긴 10월부터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내년 1~2월 중 HBM4용 5세대(1b) D램 웨이퍼를 투입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구축하고 있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내 1기 팹도 작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2027년 5월보다 수개월 빨리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1기 팹은 M15X 6개 규모로 SK하이닉스의 메모리 핵심 생산 거점으로 거듭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장비 비용까지 치솟으면서 공장을 늦게 가동하면 할수록 기업으로선 손해"라며 "메모리 시장이 공급자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을 적극 활용해 시장 경쟁력을 갖추려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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