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병력난에 청년 대상 '1년 유급' 군 체험 프로그램 도입

英국방장관 "국방의 새로운 시대 열 것"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 [사진=AP·연합뉴스]

영국이 25세 미만 청년을 대상으로 1년간 유급으로 군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27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내년 3월부터 '군 기초 훈련 프로그램'(Armed Forces Foundation Scheme)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진로 탐색이나 자기계발을 위한 시기, 이른바 '갭이어'(gap year)를 선택한 청년들이 주요 대상이다.

참가자들은 1년 동안 육군·해군·공군에서 복무하며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물류, 공학, 공급망 관리 등 민간 부문에서도 활용 가능한 기술을 배우고 문제해결, 팀워크, 리더십 등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맞춤형 훈련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작전에는 투입되지 않을 예정이며, 세부 과정이나 급여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

영국 정부는 일단 초기에는 약 150명을 모집해 프로그램 운용을 시작한 뒤 1000명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영국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한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병력난이 자리하고 있다. 영국은 1960년 의무복무제를 폐지한 이후 모병제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10여년간 모병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정규군 규모는 약 13만7000명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당시 집권당이었던 보수당이 조기 총선 공약으로 의무복무제 부활을 검토할 정도로 병력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국방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며 청년들이 군이 제공하는 기술과 훈련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이번 영국의 군 체험 프로그램이 호주가 10년 넘게 운영해 온 'ADF 갭 이어' 제도를 본뜬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서도 최근 청년층의 자발적 군 복무를 확대하기 위한 유사한 제도가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