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주식시장과 '동조화' 심화…"리스크 관리 제도 필요"

  • 한국은행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간

  • "글로벌 흐름에 맞춰 국내 특수성 개성해야"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화되면서 주식시장 등 전통 금융시장과의 동조화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상자산 시장의 충격이 금융시스템으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국내 시장도 이에 대비한 제도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주식시장 등 전통 금융시장과의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상황이다. 이는 가상자산 제도화에 따라 법인·기관투자자의 참여가 확대되고, ETF 등 관련 금융상품이 도입되면서 두 시장 간 연계가 강화된 데 따른 결과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금리 환경 속에서 인플레이션 헤지 및 대체 투자상품 수요가 늘며 기관투자자들이 간접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또 미국에서눈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는 등 제도화가 본격화되면서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는 더욱 빠르게 확대됐다.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 접근하기 쉬워지면서 가상자산 시장과 전통 금융시장을 잇는 경로도 점차 늘어난 상황이다. 다만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변동할 경우 금융기관의 재무 상태가 영향을 받거나,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은이 전이효과 지수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충격이 전통 금융시장으로 전달되는 정도는 법인과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본격화된 2020년 이후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거시경제 충격이 발생하거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는 시기에는 두 시장 간 동조화가 더 뚜렷해지며 파급효과도 커졌다.

반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경우 이 같은 파급효과가 글로벌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국내에서는 법인의 가상자산 참여 제한과 상품 발행 규제로 가상자산 시장과 전통 금융시장 간 연결 구조가 아직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이 같은 규제로 개인투자자 중심의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매매가 과도하게 빈번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전문적인 시장조성자나 유동성 공급자의 참여 제한에 따른 유동성 부족,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현상으로 인한 자본 유출 가능성도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한은은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국내 시장의 특수성을 개선하고 전통 금융시장과의 동조화에 따른 잠재리스크를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인 참여가 확대되고 관련 상품이 도입될 경우 국내 가상자산의 고유한 특징들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며 "제도화가 진행되면서 시장참가자 및 연계 상품 등 전통 금융시장과의 연결 경로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 내 충격이 금융시스템 전체로 파급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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