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폴드 연속 '완판'에도 웃지 못하는 삼성

  •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D램 가격 치솟아···DS부문도 '외면'

  • 디스플레이·카메라 등 부품 인하 압박↑···계열사 수익 직격탄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갤럭시 Z 트라이폴드'의 연이은 '완판' 행진에도 불구하고 정작 내부 고심이 짙어지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 상승 압박이 커지면서다. 수익 방어를 이유로 자칫 주요 부품 계열사 단가 후려치기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트라이폴드가 지난 12일 출시 첫 날 완판한 데 이어 전날 1차 재입고 물량도 5분 만에 소진됐다. 차세대 폼팩터에 대한 기술 혁신과 희소성이 맞물리며 흥행 끌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모바일 사업을 이끄는 MX사업부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 영향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D램 가격이 치솟으면서 부품 원가 인상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D램은 스마트폰 부품 원가의 약 20% 안팎을 차지한다. D램 가격이 오를수록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구조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D램 계약 가격은 전년 대비 7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2분기까지 20%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근 MX사업부는 내년 출시를 앞둔 갤럭시 S26, Z플립/폴드8 양산을 고려해 '한 식구' 반도체(DS) 부문에 도움 요청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안정적인 D램 수급을 위해 1년 장기 계약을 타진했지만 3개월 단기 계약에 그치면서다.
 
그렇다고 가격 인상 카드를 당장 꺼내기도 쉽지 않다. 고가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볼멘소리가 큰 분위기 속에서 내년 제품 가격을 더 올릴 경우 매출 하락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앞서 16일 삼성전자의 DX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 중 주요 경영진 사이에서 내년 모바일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언성이 오간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마트폰 부품 업계도 덩달아 긴장감이 감돈다. 스마트폰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는 결국 가격 상승폭이 적은 부품 단가를 압박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삼성의 핵심 계열사 수익과 직결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로 간신히 실적을 방어하는 모습이다. 3분기 매출은 8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00억원 늘었는데 "주력 스마트폰의 견조한 판매"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기 역시 모바일 카메라 모듈 공급을 통해 전체 매출의 30%를 뒷받침하고 있다.
 
부품 업계는 "발주처의 요구로 납품가를 낮추면 스마트폰의 공급 사슬 전체의 실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완제품 기업과 달리 부품 업체는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인 상황 속에서 완제품을 위해 부품 가격을 희생하라는 것은 '소탐대실' 형국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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