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경주 선언 이후 韓 경제 어디로…"AI·인구·경제안보 재정렬 시급"

김준경 KDI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이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6 NRC 미래전망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KDI
김준경 KDI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이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6 NRC 미래전망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KDI]

올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경주 선언' 이후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발전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국내 학계와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술 패권 경쟁 심화 등 대외 여건 변화에 대응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경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KDI국제정책대학원은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6 NRC 미래전망대회’를 열고 기술패권 경쟁, 인구구조 변화, 경제안보 재편이라는 구조적 전환기에 한국이 직면한 국가 전략 과제를 논의했다.

 

김준경 KDI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은 개회사에서 “기술·인구·경제안보라는 거대한 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기에 한국은 산업과 사회 시스템 전반의 전략적 재정렬이 필요하다”며 “이번 논의가 국가 전략 수립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2026년은 대한민국이 추격자에서 벗어나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대전환의 변곡점”이라며 “미래를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전 세션에서는 기술패권, 인구구조, 경제안보를 주제로 한 기조발표가 이어졌다. 좌장은 문명재 연세대 교수(기획평가위원회 위원장)가 맡았다.

 

모정훈 연세대 교수(한국경영과학회 회장)는 AI를 ‘21세기 기술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규정하며,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반도체 분야에서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력 인프라와 AI 인재, 알고리즘, 시스템 역량 측면에서는 구조적 취약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력 인프라 재정비와 반도체 전략 자산화, AI 인재 확보, 한국형 효율 AI 육성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AI는 산업을 넘어 국가 체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의제”라고 강조했다.

 

이철희 서울대 교수(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출생아 수 감소와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가라고 진단했다. 교육 경쟁과 사교육비, 주거비 부담, 청년층 일자리 질 저하 등 구조적 요인이 저출산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역 인프라 붕괴와 노동력 부족, 산업·직업 간 불균형 등 사회 전반에 충격이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인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적합한 AI·로봇 활용 전략과 역량 기반의 유연하고 포용적인 사회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준 산업연구원 부원장은 팬데믹과 지정학적 갈등을 계기로 글로벌 산업 질서가 ‘경제안보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반도체와 배터리, 핵심 광물 분야에 대규모 산업정책을 집중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에 구조적으로 취약하지만 첨단 반도체와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우위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저성장과 대외 압력을 산업 구조 혁신의 추진력으로 삼아 초격차 기술 확보와 투자 위험 흡수, 통합 산업정책 협력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세션에서는 경제·산업·기술, 외교·안보, 문화·관광, 행정·거버넌스, 사회·교육·노동, 인프라 등 6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2026년을 규정할 핵심 글로벌 이슈와 한국의 중장기 대응 방향을 전망했다.

 

종합 토론에서는 AI와 에너지, 공급망, 인구구조가 향후 10년간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참석자들은 분야별 전망을 종합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미래전망대회의 전체 영상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KDI국제정책대학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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