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선수] K9 자주포 가격을 달라고?…김범수, FA 발언에 '글쎄'

김범수 사진한화 이글스
김범수 [사진=한화 이글스]


그라운드 위에서 땀과 열정을 쏟는 선수들의 이슈를 토대로 다양한 면을 살펴봅니다. '주목! 이 선수'는 인터뷰·기록·선수 인생 등을 활용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K9 자주포 1대 받으면 될 것 같습니다"


FA 투수 김범수가 자신의 몸값을 예고했다. 김범수는 지난 10일 공개된 김태균이 진행하는 유튜브에 출연해 "한화 이글스 겸 무소속 김범수"라면서 "저는 K9 자주포 1대 받으면 될 것 같다. 1대가 80억원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또한 한화 잔류 의지를 내비치며 "회장님 자주포 1대만 선물해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사실 이 발언은 김범수가 농담처럼 한 말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각에선 현실과 기대 속 괴리감이 크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더욱이 K9 자주포는 김범수가 그동안 몸담았던 한화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력 상품이다. 이에 한화 팬들은 김범수의 표현에 더욱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김범수가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한화의 정규 시즌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큰 공헌을 한 것은 맞다. 올해 그는 73경기에 출전해 48이닝 동안 평균자책점(ERA) 2.25를 기록했다. 이닝 당 출루 허용 수(WHIP)도 1.08로 뛰어났다.

다만 FA 시장에선 꾸준함이 중요하다. 2015년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그는 '좌완 파이어볼러' 재목으로 오랜 기대를 받았으나, 지난 시즌까지 큰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제구 불안이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쓰임새에서도 다소 의문이다. 그는 올해 한화에서 '좌승사자' 역할로 자주 투입됐다. 왼손 타자들을 상대로는 31⅓이닝 ERA 1.15로 뛰어났지만, 오른손 타자들에게는 15⅔이닝 ERA 4.60으로 부진했다. 

아울러 김범수가 올해 한화의 탄탄한 수비진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올 시즌 김범수의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은 3.45다. 수비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ERA가 낮아졌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한화가 올해 '투수의 팀'이었단 점도 김범수에겐 악재다. 스포츠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STATIZ) 기준 한화의 투수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31.32로 전체 1위다. 구원 투수만 살펴봐도 WAR이 10.13으로 SSG 랜더스(13.88)에 이은 2위를 나타냈다. 

한화 입장에서 김범수는 왼손 타자들을 상대할 땐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80억원이라는 큰 금액을 투자할 매력을 못 느낄 수 있다. 더욱이 한화는 올해 타선 강화를 위해 강백호를 데려오면서 100억원이라는 거액을 사용했다. 

그래도 현행 KBO FA 시장이 돌아가는 판을 고려할 때 김범수의 가치는 꽤 높게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80억원 수준의 배팅은 다소 어렵지 않을까 하는 것이 대부분 야구 팬들의 반응이다. 김범수의 '80억 발언' 공개 이후 6일이나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미계약 상태다. 구단과 선수 간의 가치 평가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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