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시장 뒤집는 '워너' 쟁탈전…누가 가져가도 지형도 바뀐다

  • 넷플릭스 vs. 파라마운트, '미디어 왕좌'의 최종 승자는

  • 콘텐츠 시장의 독재자 등장 vs. 전통 미디어의 반격

워너브라더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워너브라더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할리우드의 핵심 스튜디오인 워너브라더스(WBD)를 둘러싼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의 인수전이 격화하고 있다. 지난 5일 넷플릭스가 약 106조원 규모의 인수 계획을 발표한 지 사흘 만에, 파라마운트가 이를 뛰어넘는 금액을 제시하며 '적대적 인수'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WBD 인수 가능성을 가장 큰 변수로 보고 있다. 압도적 플랫폼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주요 IP를 빨아들이고 있는 넷플릭스가 102년 역사의 전통 스튜디오까지 손에 넣는다면 사실상 콘텐츠 시장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콘텐츠 다양성의 위축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이미 제작사 다수가 극장 개봉보다 넷플릭스 편성을 우선하고 있어, 넷플릭스가 선호하는 장르와 포맷이 시장의 표준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한국 콘텐츠 역시 과거 넷플릭스 오리지널 부족 시기에는 수혜를 입었지만, WBD의 인기 IP가 대거 편입된 이후에도 국내 투자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작 환경의 양극화도 우려된다. 넷플릭스와의 협업 여부가 제작 규모, 출연진 캐스팅, 글로벌 유통력에 직결되면서, WBD까지 흡수될 경우 대형 제작사 중심의 편중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극장 업계 역시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파라마운트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전통 미디어의 반격이 현실화된다. 파라마운트는 WBD의 TV 사업까지 포함한 인수를 제안해 CBS와 CNN의 결합이라는 초대형 미디어 연합을 구축할 수 있다. 이는 디즈니를 견제할 유력한 세력으로 떠오르며, 미국 정치 환경 변화에 맞춘 콘텐츠 전략 강화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결국 WBD의 최종 행선지에 따라 할리우드와 글로벌 미디어 산업 질서가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인수전의 승자가 향후 수십년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판도를 결정지을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데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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