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종선 조폐공사 기술연구원장 "화폐에서 예술로…AI로 위작 막는다"

  • AI 디지털 워터마크로 위작·가짜 구분 가능

  • 해외에도 없는 조폐기관 주도 AI 보안 모델

지난 8일 이종선 한국조폐공사 기술연구원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조폐공사
지난 8일 이종선 한국조폐공사 기술연구원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한국조폐공사]

한국조폐공사가 화폐 중심의 공공 보안 기술을 문화예술과 디지털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위변조 방지 기술을 민간과 예술 분야에 접목해 새로운 신뢰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종선 조폐공사 기술연구원장은 지난 8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인공지능(AI)이 만든 것인지, 사람이 만든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다. 디지털 워터마크는 창작물의 출처와 진위를 사회가 신뢰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1월 AI 기반 디지털 워터마크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디지털 워터마크는 이미지나 영상에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는 정보를 삽입해 위변조를 방지하고 진품 여부를 확인하는 차세대 보안 기술이다. 조폐공사의 기술은 디자인 훼손 없이 고해상도 이미지에도 적용 가능하며 인쇄물과 디지털 콘텐츠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

가장 큰 차별점은 기존 알고리즘 기반 워터마크와 달리 AI가 이미지 생성 과정 전반에 관여한다는 점이다. 원본 이미지 위에 패턴을 덧씌우는 방식이 아니라 AI가 원본 이미지와 숨길 정보를 결합해 새로운 이미지를 합성하는 구조여서 복제와 모방이 어렵다.

이 원장은 “기존 기술은 사람이 만든 알고리즘이나 패턴에 정보를 숨기는 방식이지만 조폐공사의 기술은 AI가 자생적으로 이미지를 생성하기 때문에 역으로 추정하거나 복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진한국조폐공사
[사진=한국조폐공사]

해당 기술은 현재 △문화예술품 진위 확인 △브랜드 보호 및 정품 인증 △소프트웨어 형태의 보안 솔루션 공급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엑스오소프트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민간 상용화도 추진 중이다.

지난 11월 인천 아트쇼에서는 예술품 위변조 방지 솔루션으로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박신양 작가와 협업한 사례는 판화뿐 아니라 보증서·엽서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음을 보여주며 미술계 관심을 끌었다.

이 원장은 “예술 시장은 위작 문제로 신뢰 훼손이 반복돼온 영역”이라며 “이번 기술 공개로 예술계에 보안 기술 접목을 알리고, 작가·갤러리·컬렉터를 대상으로 신뢰 구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조폐공사 행보는 이례적이다. 이 원장은 “해외 조폐기관 중 예술이나 민간 콘텐츠 분야까지 확장한 보안 모델은 거의 없다”며 “조폐공사는 원천기술을 직접 개발해 제품에 적용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조폐공사만의 독자적인 기술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향후 AI 생성물, 디지털 콘텐츠 등까지 기술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원장은 “아직 산업과 제도 모두 빌드업 단계지만 디지털로 구현되는 모든 창작물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공공기관으로서 새로운 신뢰 기술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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