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CE 집중단속 받고 있는 미네소타 '소말리아인' 공동체

  • 민주당 강세지역...작년 대선서 해리스가 4%포인트 넘게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우마툴이슬람 사원에서 여러 종파의 지도자들이 모여 소말리아 공동체에 대한 이민당국의 단속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미네소타초종교네트워크 페이스북
지난 4일(현지시간)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우마툴 이슬람 사원에서 여러 종파의 지도자들이 모여 소말리아 공동체에 대한 이민당국의 단속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미네소타초종교네트워크 페이스북]

미 중부 미네소타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대상 단속으로 혼란스럽다. 주된 단속 대상은 동아프리카 국가 소말리아에서 온 불법체류자들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ICE는 최근 들어 미네소타주의 중심부인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을 포함한 이른바 ‘트윈시티’ 지역에서 강화된 단속 작전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추방 명령을 받은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체포에 들어갔다고 방송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ICE는 이달 1일 이 지역에서 12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는데, 6명이 멕시코 출신이고, 5명이 소말리아, 1명이 엘살바도르 출신이라고 한다.

미네소타는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소말리아인이 거주하는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미 인구조사국 조사에 따르면, 미네소타에 거주하는 소말리아계는 7만6000명이다. 지역 거주민의 1% 수준이다. 이들 중 78%는 중심부 세인트폴과 미네소타 지역 등을 일컫는 ‘트윈 시티’ 지역에 머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 대한 반감을 공개적으로 표현해 왔다. 그는 최근 미 대통령이 소말리아 이민자들에 대해 “쓰레기(garbage)”라 부르면서 “그들이 온 곳으로 돌려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고 미 공영방송 NPR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말리아 이민자들이 미국을 파괴하고 불평을 제기하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주 전 미네소타에 있는 소말리아 이주민들의 임시보호신분(TPS) 조치를 박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네소타 이민법 센터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TPS 승인을 받은 소말리아인은 700명 수준이다. 이에 소말리아 출신의 미니애폴리스 지역 사업가인 함세 와르파는 “나는 쓰레기가 아니고, 자랑스러운 미국 시민”이라고 CBS 방송과 인터뷰하기도 했다. 

미네소타에 소말리아인이 대거 거주하게 된 것은 1990년대 후반 입국해 미니애폴리스에서 서쪽으로 150마일 떨어진 마셜이라는 지역에서 정착하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내전을 피해 조국을 떠난 소말리아인 중 일부가 미국으로 건너와 마셜에 있는 육류 포장 공장에서 터를 잡았고, 이후 다른 소말리아인들이 이곳으로 건너와 택시기사, 서비스직 등으로 일하면서 인구가 늘었다고 한다. 또한 미 중부 지역으로 사람들에게 환대를 하는 문화가 있는 미네소타의 문화적 배경이 소말리아인들에게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소말리아 난민들은 이슬람교를 독실하게 믿고 있어 미네소타 정착이 그리 순탄치는 않다고 NPR은 전했다. 이들은 하루에 몇 번씩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해야 하며, 여성들은 히잡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0년 전 국제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이곳에서 극단주의자를 모집하려고 시도한 이후, 그들과의 연관성을 두고 내홍이 일었다. 

소말리아 출신의 미국 정치인으로는 2018년 당선된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오마르가) 하원의원이 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사람들이 그 점을 지켜보고 있으며, 그녀는 우리나라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날선 발언을 내놨다. 오마르 의원은 이에 “불쾌하다(vile)”면서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편견, 이슬람 혐오”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네소타주는 미국 내 민주당 강세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이 50.92%로 트럼프 대통령(46.68%)을 4%포인트 넘게 앞서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