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전역에 걸친 고지대, 극심한 기온 변화, 높은 습도, 홈팀의 압도적 응원까지. 이번 대회는 기술이나 전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 환경의 전장이다. 기업가정신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돌파하는 핵심 동력이다. 기술·자본보다 기회 인식, 위험 감수, 자기효능감, 혁신성과 같은 행동 요인이 성장을 결정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조 추첨 직후 홍명보 감독이 "첫 두 경기는 고지대, 마지막 경기는 35도 이상 습도"라고 말한 것은 문제의 본질을 직시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으나, 인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환경을 기회로 바꾸는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
많은 지도자가 상대 전력에 집중할 때 홍 감독은 환경을 먼저 언급했다. 이는 불확실성을 인식하는 올바른 출발점이다. 그러나 기업가정신은 인식 단계에 머물지 않는다. 위험을 기회로 전환하는 실행력이 성과를 좌우한다. 축구에서도 단순한 환경 분석을 넘어, 불확실성을 전략적 자산으로 구조화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멕시코의 해발 1600m 고도는 체력 소모를 평지보다 크게 높이고, 마지막 경기의 고온다습한 조건은 패스 스피드와 압박 강도, 회복 능력까지 흔든다. 여기에 '홈'이라는 심리적 우위까지 더해진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 환경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팀이 맞닥뜨리는 동일한 변수라는 사실이다.
같은 조건에서도 성과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자원보다 행동의 차이, 즉 기업가정신이다. 어떤 팀은 환경을 위험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팀은 이를 준비 가능한 기회로 전환한다. 그 차이는 지도자의 관점에서 비롯된다. 기업가정신은 위험을 피하는 능력이 아니라 위험을 다루고 실행으로 연결하는 역량이다. 홍 감독의 "준비할 수밖에 없다"는 말은 방향성으로는 옳지만, 구체적 실행 전략으로 이어질 때 의미를 갖는다. 기후 적응 훈련, 체력 로딩 설계, 로테이션 운영, 경기별 전술 차별화는 불확실성을 관리 가능한 체계로 바꾸는 핵심 전략이다. 혁신성과 실행력은 기업가정신의 핵심 요소이며 성과의 직접적 예측 변수다.
기회를 보는 자가 이기고, 먼저 뛰어드는 자가 승리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