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베트남은 사상 유례없는 태풍과 폭우로 한 해 내내 전국이 물에 잠겼다. 총 21회의 태풍과 집중호우가 잇따르며 사망·실종자 409명이 넘는 피해를 남겼다.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 패턴의 급격한 변화가 예측 불가능한 재난을 현실로 만들었다.
2일(현지 시각) 베트남 청년 신문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이미 베트남에서는 21회의 태풍과 폭우가 발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평년 평균은 11~13회지만 이를 현저히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전국은 복구를 시작할 틈조차 없이 다른 재해가 이어지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북부, 중부, 남부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 태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달 24일 기준으로 총 40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고 727명이 부상을 입었다. 11월 기준으로 전국적인 누적된 주택 피해만 33만7000채다.
올해 태풍은 평년보다 훨씬 이른 시기부터 발생했다. 이후 여러 달 동안 짧은 간격으로 뒤따라 발생했다. 연중 강우량은 짧은 시간 안에 집중되는 형태로 변화했고, 전국 곳곳의 강은 관측 이래 최고 수위를 넘어섰다. 특히 북부와 중부에서는 연속적인 폭우가 자연 배수 능력을 크게 초과하며 침수가 장기화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남중부 지방에서는 극단적 강우가 폭발적으로 쏟아져 대규모 홍수로 이어졌다.
폭우의 패턴도 기존과 크게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 우선 상층의 동풍 교란과 지표면의 강한 한기 동해로부터 유입되는 수증기 중부 산악지형이 결합하며 장시간 강우가 지속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평소 같은 규모의 비가 몇 배 수준으로 늘어나며 단기간에 대홍수로 이어졌다.
특히 중부 지역은 짧고 급경사인 하천 특성으로 인해 상류에서 불어난 물이 몇 시간 만에 하류로 몰리며 예측이 어려운 급격한 홍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여기에 만조 시기와 맞물린 지역에서는 배수가 지연되며 피해가 한층 더 확대됐다.
올해 중반을 넘어서면서 태풍의 이동 경로와 강도는 더욱 불규칙해졌다. 느린 이동 속도와 잦은 방향 전환으로 예보 정확도가 낮아졌고, 대비 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채 폭우가 이어져 여러 지역에서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 연말까지도 태풍과 저기압의 활동 가능성이 남아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다시 폭우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국가수문기상예보센터는 "최근 10년~15년 사이 극한 강우의 강도와 빈도가 뚜렷하게 높아졌다"며 "기후변화 영향으로 강우 패턴은 과거보다 예측이 어려워졌고, 주요 관측 지점에서는 1000~1700mm를 넘는 기록적 강우가 연이어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드러난 베트남의 강수 양상은 기존의 통계나 경험적 기준만으로는 미래의 기후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태풍은 예년보다 더 이른 시기에 발생했고, 강우는 짧은 시간에 집중되거나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등 극단적인 형태를 보였다. 여러 지역에 걸쳐 평소 보기 힘든 규모의 홍수와 침수가 잇따르며 단일 재난이 아닌 복합적인 피해로 확산되는 양상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베트남에서 계속된 폭우를 일시적인 이상 현상이 아니라 기후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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