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시장이 초고속으로 진화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AI 모델 개발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오픈AI의 GPT-5, 구글의 제미나이 3.0 등 거대 모델들이 지능과 인프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LG의 엑사원,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카카오의 카나나, 솔트룩스의 루시아 등 국내 대표 모델이 소버린(주권) AI를 목표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여전히 1년 이상 격차를 보이며 응용 AI 분야의 상용화와 비용 경쟁력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6년은 한국이 AI '2군' 탈출을 위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메타의 최신모델 라마4 스카우트보다 높은 벤치마크 결과를 내면서 글로벌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역시 한국어 이해 분야에서는 글로벌 톱 수준을 기록했으며 카나나 역시 한국어 감정 인식 분야에서 GPT-5보다 높은 성능을 기록하며 대표 K-AI 주자로 떠올랐다.
특히 하이퍼클로바와 카나나는 네이버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GPT-5나 제미나이 3.0과 비교할 때에는 1년 이상 뒤처졌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지난 4월 발표된 에포크AI 보고서에 따르면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는 미국 40개, 중국 15개, 한국 1개에 불과하다. 벤치마크 격차는 영어·멀티모달 처리에서 두드러지며 응용 AI 분야에서 글로벌 상품화 사례가 부족하다. 하버드 벨퍼 센터의 '2025 핵심 기술 인덱스'에서도 한국은 AI 전 영역에서 9위에 그쳐 인프라·기업·알고리즘 경쟁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비용 면에서 한국 모델은 중국 오픈소스에 밀린다. 2025년 MIT 분석에 따르면 중국 오픈소스 다운로드 점유율이 미국(15%)을 넘어 17%를 기록하며 큐원3·딥시크 등 경량화 기술로 훈련 비용을 50% 이상 절감했다. 카나나 나노 2.1B는 비슷한 효율성을 보이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낮아 상용화가 더디다. 포브스코리아 '2025 대한민국 AI 50'에서도 국내 스타트업 매출이 증가하지만 글로벌 투자 유치에서 중국에 뒤처졌다.
응용AI 분야 역시 글로벌 주목 상품이 부족하다. KISDI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AI 모델 수는 5개에 그쳐 일본(3개)과 비슷하며 연구 성과·투자 규모에서 중국(170개 모델)에 크게 밀린다. 이에 전문가들은 'K-AI' 모델 발굴을 촉구한다. 한국어·K-컬처 특화로 차별화하면 오픈소스 생태계와 결합해 비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제안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인프라 측면이다. APEC 2025에서 발표된 '한국 AI 이니셔티브'는 GPU 26만장 공급(최대 14조원 규모)을 핵심으로 기존 6만5000개에서 30만개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는 2030년 기준 세계 3위 규모 인프라다. 제조와 K-컬처를 기반으로 한 응용 AI 분야만 발달한다면 미국과 중국을 잇는 AI 3강도 무리수는 아니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오픈AI, 구글과 규모의 경쟁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흔히 ‘K’라고 불리는 한국만의 강점을 활용한 독자적인 길을 2~3년 내에 모색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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