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쌓였는데 투자 안 한다'...日기업, 30년간 이익 5.2배 늘어도 설비투자 제자리

  • 요미우리 "거품경제 이후 성장보다 안전...임금·소비도 정체"

도쿄 거리 걷는 사람들 사진AFP·연합뉴스
도쿄 거리 걷는 직장인들. 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AFP·연합뉴스]


지난 30년간 일본 기업들의 이익이 오르고 기업 내부 유보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음에도 설비·인력 투자는 정체된 상태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투자 확대가 이뤄지지 않아 일본 경제의 장기 저성장 구조가 굳어졌다는 지적이다.

요미우리신문은 27일 일본 기업들의 경상이익이 5.2배로 늘었지만, 설비 투자액은 28%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재무성 법인기업 통계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기업 경상이익은 114조7000억엔(약 1076조원)으로 30년 전과 비교해 5.2배로 급증했다. 기업 내부 유보금도 30년 전 대비 4.6배인 637조5000억엔(약 5981조원)으로 불어났다.

반면 지난해 기업의 소프트웨어 제외 설비 투자액은 54조3000억엔(약 510조원)으로 30년 전과 비교해 28% 늘었다. 명목 고용자 보수는 316조3000억엔(약 2969조원)으로 30년 전보다 20% 증가하는 데 그쳤고 개인 소비도 23%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임금과 소비는 더욱 부진해 실질임금이 30년 가까이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왔다. 요미우리는 "기업이 이익을 쌓아두고도 충분히 투자하지 않아왔다"며 "임금 총액이 늘어도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거품경제 붕괴 이후의 '투자 실패 기억'이 여전히 기업 심리에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싱크탱크 다이와소켄의 구마가이 미쓰마루 부이사장은 "버블(거품) 경제 이후 고통스러운 경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성장보다도 안전을 바라는 경향이 지금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일본 정부는 기업들을 상대로 5% 이상 임금 인상을 독려하고 설비 투자 시 세제 혜택을 검토하는 등 기업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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