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기관 의무보유확약에 신규 상장주 '300%→하한가' 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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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려가 현실이 됐다. 올해부터 강화된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제도 도입 이후 신규 상장주 주가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상장일 급등세를 보인 뒤 연속 급락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추세다.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확대로 인해 상장 초기 유통물량을 줄여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으로 나타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상장한 큐리오시스는 공모가 대비 300% 상승한 6만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지난 18일 주가는 상장 첫날 대비 48.13% 떨어졌다. 시장에선 상장 당일 개인투자자가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걸 고려할 때 상당수가 고점에서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 상장한 이노테크도 상장 당일 300% 올랐고 직후 거래일인 10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11~14일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20일 상장한 씨엠티엑스도 상장 첫날 117.52% 상승 마감했으나 다음 날 21.12%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새내기 주가 상장 직후 급등락하는 원인으로 올해부터 강화된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제도를 지목한다. 기관 배정 물량 중 상당 비율이 일정 기간 매도할 수 없게 되면서 상장 초기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이 크게 줄었고, 이로 인해 수급이 얇은 상황에서 매수세가 조금만 몰려도 가격이 빠르게 튀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의무보유확약은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때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에도 일정 기간 보유하겠다고 하는 자발적 약속이다. 금융당국은 기관투자자들이 공모주 '단타'로 IPO 시장을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7월부터 기관배정 물량 중 40% 이상을 의무보유확약 한 기관에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올해까지는 30% 이상을 적용한다.

개편된 IPO 제도 시행 후 기관투자자 평균 최종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86.11%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치가 약 20%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매우 높아진 수준이다.

큐리오시스는 수요예측 당시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67.57%였으나 최종 청약에선 97.89%로 높아졌다. 사실상 대부분 기관 물량이 묶인 것이다. 그 결과 상장일 유통가능 물량도 32.96%에서 21.92%로 크게 줄었다. 이노테크 역시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56.03%에서 최종 89.38%가 됐고 유통가능 물량은 32.48%에서 19.19%가 됐다.

단기 차익보다는 기업가치에 집중해 장기 투자를 유도하려던 제도 개편 취지와 달리 '초단타' 시장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도 시행 전부터 의무보유 확대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며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으면 물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기관 물량이 거의 없어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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