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전쟁 치욕의 현장' 中 류궁다오 해역서 군사훈련

  • '굴욕의 역사 되풀이 않겠다' 대일 경고 메시지

  • 연일 무력시위…서해 해역 군사훈련 범위 확대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해사국의 류궁다오 실탄 사격훈련 공지문 사진중국 해사국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해사국의 류궁다오 실탄 사격훈련 공지문 [사진=중국 해사국]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이 연일 서해 해상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일본을 향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24일엔 산둥성 웨이하이 류궁다오(劉公島) 인근 해역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과거 청일전쟁 패배의 현장인 류궁다오에서 군사 훈련을 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중국 웨이하이 해사국은 웹사이트 공고를 통해 아침 6시부터 오후 5시(현지시각)까지 류궁다오 동부 해역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한다며 항해금지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류궁다오는 과거 '아시아 최강'이라 불렸던 청나라 북양함대의 발상지로, 중국의 근대 해군이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하지만 청일전쟁 말기인 1895년 2월 일본군은 웨이하이 해전에서 북양함대를 전멸시키고 보하이만 해역을 사실상 점령했다. 이는 중국이 청일전쟁에 패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고, 일본군에 약탈당한 류궁다오는 폐허로 변했다.

중국에게 류궁다오는 약 130년전 동아시아 패권을 둘러싸고 벌인 청일전쟁에서 일본에 패전한 '치욕의 역사 현장'인 셈이다. 현재 류궁다오의 옛 북양함대 사령부는 ‘중국갑오전쟁기념관’으로 조성돼 당시의 굴욕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이곳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하는 것은 중국의 군사력을 과시함과 동시에 더 이상 과거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일본을 향한 경고와 위협 메시지로 읽힌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서해 해역에서 중국의 군사작전 범위는 날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인민해방군은 지난 17~19일 서해 중부 해역에서, 18일부터 25일까지 서해 남부 해역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하며, 이달 23일부터 내달 7일까지 약 2주에 걸쳐 보하이만 해역에서 실전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힌 상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