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금리 인하 주장했나…트럼프, 금리 인하 전 채권 대거 매입

  • 지난 두 달간 최소 8200만 달러 매입...총액 3억3700만 달러 넘어

  • 가상자산 투자로 거액 수익 이어 채권 투자도 사익 추구 논란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미래 육성’ 행정명령 서명 예정일 당일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미래 육성' 행정명령 서명 예정일 당일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금리 인하를 강력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채권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가상자산 투자로 큰 이득을 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채권 투자를 통한 사익 추구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가 공개 재무 자료를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8200만 달러(약 1188억원) 이상의 회사채·지방채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부윤리법에 따라 공개된 재무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집행한 금융 거래는 175건이 넘었으며, 채권 매입 총액은 3억3700만 달러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2기 들어서 매입한 채권도 1억 달러 이상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 대상은 주·카운티·학교 구역 등 지방정부 관련 채권뿐만 아니라 브로드컴·퀄컴·메타·홈디포·골드만삭스·JP모건·인텔 등 다양한 기업 채권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줄곧 금리 인하를 주장해왔는데, 특히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직전부터 채권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모습이어서 사익 추구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채권 투자자들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8월 말 JP모건 채권 매입은 그가 법무부에 JP모건의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연루 의혹 조사를 요청한 직후 이뤄져 의문을 낳았다. 또 그는 인텔 채권도 매입했는데, 인텔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정부의 지분 취득을 지시한 기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가족이 투자 포트폴리오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해상충 우려는 계속된다. 그는 정계 입문 전 부동산 사업으로 자산을 형성했으며 취임 후 자신의 기업을 자녀들이 관리하는 신탁에 맡겼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제출한 연례 공개 양식에서 각종 사업 수익이 결국 본인에게 귀속되는 구조임을 시사했다. 해당 문서는 가상자산·골프장·라이선스 사업 등을 통해 6억 달러 이상 벌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으며, 6월 기준 자산 총액이 약 1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산했다.

앞서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이후 가상자산으로 10억 달러(약 1조42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전까지 벌금과 변호사 비용 부족으로 정치 후원금에 의존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일가는 지난 1월 취임 이후 밈코인, 비트코인 채굴 기업 투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지분 보유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명의로 발행된 밈코인은 판매 및 거래 수수료만 최소 4억270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친(親)트럼프 인사 중심으로 재편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 당국이 사실상 제재에 나서지 않으면서 가족 기업과 국가 권력이 맞물린 구조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FT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임기 중 자산 증가폭이 유례 없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부의 핵심은 그와 그의 가족이 건설하고 있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상자산 제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최대 규모 개발 사업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 '디리야 프로젝트'에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기업인 트럼프그룹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보도해 사익 추구 논란이 더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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