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가 향후 수년간 경제 성장률이 4%대로 둔화하는 것도 용인할 수 있다는 신호를 연일 내비치고 있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8일 광둥성 시찰 당시 현지 관료로부터 "광둥성의 올해 1~3분기 경제성장률이 4.1%로, 전국 평균 수준(5.2%)보다 낮지만, 지난해보다는 개선된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광둥성 경제규모는 전국 1위다. 덩치가 이렇게 크니 성장률이 낮아도 증가분은 여전히 아주 크다. 광둥은 (타 지역이 아닌) 스스로와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둥성이 경제 사회 발전의 새로운 과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는 경제발전 속도보다 '고품질 성장(高質量發展)'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 지도부의 정책 기조와 일맥상통한다. 블룸버그는 이는 중국 지도부가 향후 수년간 연 4%대 성장률도 사실상 받아들일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2021~2024년 성장률은 각각 8.6% 3.1% 5.4% 5%로, 4년간 평균 성장률은 5.5%였다. 중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치도 '5% 안팎'으로 제시했다.
리창 중국 총리도 앞서 5일 상하이 국제 수입박람회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5년 안에 170조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를 계산해보면 중국이 사실상 2030년까지 연평균 4% 성장률을 이어갈 것임을 의미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달 공개한 '20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 건의안 학습에 관한 백문백답'에도 "중국이 2035년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두배로 늘려 중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4.17%에 달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바 있다.
광둥성은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중에서 경제 규모로 최대다. 지난해 지역 GDP는 14조1634억 위안(약 2조 달러)으로 한국(1조8697억 달러)보다도 크며, 지난해 중국 전체 GDP의 약 10%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미중 갈등으로 인한 대외 무역 둔화, 소비심리 위축 등에 시달리며 성장 동력이 약화됐다. 올 들어 9월까지 광둥성의 고정자산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치(-0.5%)를 훌쩍 밑도는 수치다.
미중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관세 불확실성에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꺼리며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도 설비투자 증가율은 1.7%에 그쳤다. 사실상 광둥성의 성장률 둔화는 현재 중국 경제가 맞닥뜨린 어려움의 축소판이라 볼 수 있는 셈이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7~8일 광둥성 시찰 기간 '광둥성은 개혁개방의 선구자이자 실험구로 개혁개방을 전면적으로 심화해 고품질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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