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샤라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37분께 백악관에 도착해 약 두 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진행했다. 이번 방문은 언론 비공개로 이뤄졌으며, 백악관 도착 장면은 물론 회담 내용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1946년 시리아 독립 이후 시리아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샤라 대통령은 과거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가담해 수년간 이라크의 미군 교도소에 수감됐던 인물이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누스라 전선’을 창설했지만, 2016년 알카에다와 결별했다. 이후 시리아 북부의 4개 반군 조직을 통합해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결성하고,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매우 힘든 과거를 보냈다"며 알샤라 대통령의 이력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뒤 "힘든 과거가 없다면 기회도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리아는 중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이제 중동에 평화가 찾아왔다"며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비롯한 모든 중동 국가들과 잘 지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이날 오랜 내전과 제재로 황폐해진 시리아의 재건을 지원하기 위해 ‘시저 시리아 민간인 보호법’(Caesar Act·시저법)에 따른 일부 제재를 18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재무부·국무부·상무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자료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시저법의 일부 제재 집행을 정지함으로써 시리아에 대한 지속적인 제재 완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2019년 발효된 시저법은 시리아 내전 당시 민간인 학살과 고문을 폭로한 군 사진가의 코드명에서 유래한 법으로, 시리아 정부·군·금융기관 등과 거래한 제3국 기업과 개인에게 2차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은 건설·에너지·금융·항공 등 핵심 산업의 거래를 차단해 알아사드 정권을 고립시키는 수단으로 작용해왔다.
이번 조치는 시리아 재건 사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지만, 러시아와 이란 정부가 관여한 거래나 러시아·이란산 물품·기술·소프트웨어·자금·금융·서비스 이전 등은 예외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당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함께 알샤라 대통령을 만나 시리아 제재 완화를 약속한 바 있다. 이후 2004년 발령된 시리아 내 특정 개인·단체의 자산 동결 및 수출 금지 행정명령을 6월 30일 폐지하고, 7월 8일에는 HTS의 ‘외국 테러단체’ 지정을 해제하는 등 단계적으로 제재를 완화해왔다.
미 연방정부는 다만 알아사드 전 대통령과 측근, 인권 침해자, 마약 밀매업자, 지역 불안을 조성하는 세력 등에 대한 제재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리아는 이날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탕을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 연합체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함자 알무스타파 시리아 정보장관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서 "시리아가 최근 '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Global Coalition to Defeat ISIS)과의 정치적 협력을 위한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테러와 싸우고 역내 안정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 시리아가 파트너로서 역할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협정은 정치적 성격을 가진다"며 "현재까지는 군사적 요소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은 2014년 IS 격퇴를 목적으로 결성된 다국적 연합체로, 미국을 비롯해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 89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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