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역대급 매도 공세에 코스피 ‘4000 시대’가 열흘 만에 막을 내렸다. 외국인들은 이달 첫주에만 7조원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며 주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조정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7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7조2640억원 순매도했다. 주간 기준 사상 최대치다. 종전 기록은 2021년 8월 둘째 주(7조454억원)였다.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인공지능(AI) 거품론’ 논쟁이 겹치면서 외국인의 차익실현 수요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여파로 코스피는 이달 들어 3.7% 하락했다. 지난 5일에는 하루에 2.8% 넘게 급락하며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검은 수요일’을 겪었다. 결국 코스피는 7일 3953.76에 마감하며 지난달 27일 4000선을 돌파한 뒤 9일 만에 다시 4000 아래로 밀려났다.
외국인 매도세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일주일 동안 SK하이닉스를 3조7150억원, 삼성전자를 1조5030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에서만 전체 순매도액 중 72%가 나왔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5거래일 연속 순매수 우위를 보이며 총 7조5427억원을 사들였다.
증권가는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3500선을 넘어선 뒤 외국인 선물이 매도 우위로 전환했고 3800선을 넘은 10월 20일 이후 현물 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며 “다음 주 상승 모멘텀과 기대감이 부재한 상황에서 매물 소화 과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박기량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단기간에 4200을 돌파하며 강한 랠리를 이어온 만큼 가격 부담이 누적된 구간에서 자연스러운 숨고르기가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외국인은 냉정하고, 기관은 관망하고, 개인은 열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계기로 한 AI 버블론 해소, 미국 정부 셧다운 해소에 따른 단기 유동성 정상화,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 등 반등 실마리 세 가지를 제시한다”며 “투자자들은 지금은 한국 증시를 냉정하게 보고 있지만 언제든 열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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