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에 쏟아붓는 자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10월)에만 약 8조원이 넘는 순매수세를 보이며,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이 처음으로 16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코스피가 3600선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AI 랠리’가 펼쳐지는 미국 시장을 향하고 있다.
역대급 매수세에 美 주식 보관액 236조원 상회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에만 총 60억6308만 달러(8조7167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지난달 32억 달러와 비교해도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에 따라 미국 주식 보관액은 1643억6715만 달러(약 236조2449억원)를 기록하는 등 월 기준으로 처음 1600억 달러 고지를 넘었다.
외화증권 전체 보관금액 중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93.7%에 달하며, 전체 외화자산 중 미국 시장의 비중도 80.7%로 압도적이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외화주식 보관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7% 증가했고, 외화채권도 51.1% 늘어났다.
‘AI 테마’에 집중된 투자…엔비디아·메타·오라클 순매수 상위
미국 주식 중에서도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에 대한 쏠림이 두드러진다.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된 종목 중 하나는 엔비디아(3억122만 달러)였으며, 오라클(1억2891만 달러), 메타(1억2518만 달러)도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이처럼 서학개미들은 최근 메타, 아이렌, 오라클, 브로드컴, 팔란티어 등 AI 관련 종목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는 지난 10~16일 기준으로만 1억8281만 달러 순매수되며 한 주간 개인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 우려와 경쟁 심화 속에서도 AI 산업 성장 기대를 반영한 ‘저가 매수’ 수요로 풀이된다.
외화주식 보관 종목 상위 10개 중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A, 애플, IONQ 등 미국 기술주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상위 10개 종목이 전체 보관금액의 45.6%를 차지할 정도로 집중도가 높다.
ETF 투자도 ‘활활’…S&P500·나스닥 100 추종 상품 인기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세도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VANGUARD S&P 500 ETF’는 1억3151만 달러 규모로 순매수 7위에 올랐고, ‘INVESCO NASDAQ 100 ETF’도 10위를 차지했다. 이는 특정 종목이 아닌 미국 대표 지수 전반에 대한 상승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증시의 상승 배경에는 기업 실적 호조와 AI 산업 성장 기대감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S&P500 지수 상승의 80% 이상이 ‘AI 7대 종목’에서 비롯됐다”며 “AI가 새로운 경기 사이클의 중심”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14% 증가했고, AMD는 MI300 시리즈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4000선을 넘기는 등 호황기를 맞이하며 서학개미 자금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미국 주식에 대한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I 중심의 기술주 랠리, 달러 강세, 미국 기업 실적 개선 등을 고려하면 미국 주식 투자 매력은 높은 편”이라며 “최근 코스피를 견인하는 건 외국인, 기관이 주도하고 있고, 개인투자자 거래대금 증가세는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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