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돌연 러시아 제재 방침…"푸틴과 대화 뒤 진전 없어"

  • 백악관, 러시아 에너지 회사 제재 돌입...영구적인지는 불분명

지난 8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지난 8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대(對)러시아 제재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제재 결정 배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컸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재집권 후 처음으로 대(對)러시아 제재를 전격 발표했다. 다음 날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추가 제재 발표 전후 백악관 내 움직임을 상세히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푸틴은 변한 게 없다'라고 판단한 끝에 결국 제재의 칼을 빼 들었다고 보도했다.

CNN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위한 자신의 계획에 푸틴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은 것을 두고 반복적으로 실망해왔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겨냥해 폭격을 지속하고, 우크라이나가 수용할 수 없는 종전 조건을 제시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제안에도 동의하지 않는 것을 보며 백악관의 불신이 축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대러 제재가 발표되기 몇시간 전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도시 하르키우 유치원 건물에 공습을 가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대화할 때마다 좋은 대화를 나누지만 그 뒤에 진전이 없다"면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도 전격 취소했다.

아울러 그간 계속 러시아 제재를 언급해온 공화당 내부 목소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성공 후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내 여러 인사들로부터 대러 제재 요구를 꾸준히 들어왔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오찬을 갖고 "백악관이 전쟁 종식 합의를 끌어내는 데 유용하다고 판단할 때, 오랜 기간 끌어온 (대러) 제재 법안을 상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행동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우선 러시아 에너지 회사에 대한 제재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 제재 수준에 관해 세 가지 옵션을 보고 받은 뒤 중간 단계인 러시아 에너지 회사 제재를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가장 강력한 제재는 러시아 산업계와 고위 지도자를 겨냥한 것이고, 가장 가벼운 제재는 중간 단계보다 제재의 범위가 다소 제한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트럼프의 대러 제재가 러시아에 대한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인지,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 표시 차원의 행보인지는 불분명하다. 

CNN은 "트럼프의 이번 입장이 영구적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단계인지는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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