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섭의 MONEY!부동산] 연이은 정부 대책에 고민 커지는 실수요자...가성비, 공공분양 살펴볼까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오피스텔) 모습. [사진=연합뉴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초강력 조치를 시행했지만 이로 인해 새로 살 집을 마련하거나 이사를 고려하는 실수요자까지 영향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인해 시장이 급격한 거래 절벽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면 규제지역 내 중저가 아파트를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한다. 또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분양이나 서울 접근성이 좋지만 규제에서는 벗어난 지역들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로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이들 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기존 70%에서 40%로 강화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도 축소돼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 자금 마련이 한층 어려워진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소득 수준을 살펴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대출이 더 적게 나올 것"이라며 "수요자들의 경우 차선책으로 중저가 아파트나 비규제지역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가 덜한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대문구 이문동 쌍용아파트는 전용면적 59㎡가 지난달 13일 8억33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2022년 5월(8억4700만원) 이후 약 3년 만의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가격이 오르고 있는 추세지만 10억원 이하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강서구 가양동 강변3단지도 전용 49㎡가 7억~8억원, 전용 39㎡는 5억~6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성북구에선 정릉동 정릉풍림아이원이 최근 전용 84㎡가 6억원대에 거래됐다. 돈암동 한신한진은 8억원대에 전용 84㎡를 구매할 수 있다. 한강벨트인 마포구 도원동 ‘도원삼성래미안’ 59㎡는 12억원대다.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래미안e편한세상’은 84㎡가 13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분양’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남양주 왕숙지구에서는 신혼희망타운인 A-24블록(594가구)과 공공분양 단지인 B-17블록(499가구)이 청약 일정을 시작한다. 남양주 진접2지구에서도 A-3블록 신혼희망타운(366가구)과 B-1블록 공공분양(260가구)이 진행된다.

과천시 주암지구에서는 C1블록(932가구)이 공급에 나선다. 공공분양과 신혼희망타운이 섞인 단지다. 

서울과 가까운 구리갈매역세권에서는 A-4블록(561가구)이 연말 본청약을 한다. 경춘선 갈매역이 인접해 서울 강북 주요 업무지구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수도권 서부에서는 인천 영종하늘도시 A24블록(641가구)과 김포고촌2 A1블록(350가구)이 공급된다. 한강과 가까운 데다 서울 접근성이 좋아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

공공분양 단지에서 저금리 대출상품 등을 활용하면 내 집 마련 문턱을 더 낮출 수 있다. 우선 주택도시기금의 '신혼희망타운 전용 주택담보장기대출'을 활용하면 연 1.6% 고정금리로 4억원 이내 담보대출이 가능하다. LH가 공급하는 전용 60㎡ 이하 신혼희망타운 주택 입주자가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청년주택드림통장 보유자가 이용할 수 있는 '청년 주택드림 디딤돌 대출'도 있다. 전용 85㎡ 이하면서 6억원 이하인 주택에 대출이 가능하며, 금리도 최저 연 2.4%로 낮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인상이 계속되고, 이번 대출 규제로 인해 공공 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규제를 벗어난 지역에도 관심이 쏠린다. 경기에선 고양, 구리, 남양주, 부천, 군포, 화성, 의정부 등이 추가 규제지역에서 제외됐다. 안양 만안구, 수원 권선구, 용인 기흥·처인구, 인천 전역도 빠졌다. 빌라와 오피스텔, 경매 등도 규제를 피할 수 있는 투자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