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는 태안발전본부와 한전KPS 등에 대해 실시한 근로감독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태안발전본부 한전KPS 종합정비동에서는 지난 6월 2일 정비동에서 선반 작업을 하던 고(故) 김충현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 감독 △임금체불·근로계약 등 기초노동질서 감독 △하청노동자 불법파견 감독 등 3개 분야의 근로감독을 종합적으로 진행했다.
산업안전보건 분야 감독은 도급인인 태안화력발전소와 한전KPS 등 1차 수급업체 10곳, 한국파워오엔엠 등 2차 수급업체 4곳 등 총 15개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감독이 이뤄졌다. 노동 당국은 사고가 발생한 작업과 동일·유사 작업뿐만 아니라 발전소 내 모든 공정을 대상으로 감독을 진행하는 한편 야간 시간대 현장에 대해서도 별도의 감독을 병행했다.
그 결과 총 379건(산업안전보건법령 40개 조항 위반)은 사법처리하고 592건(산업안전보건법령 21개 조항 위반)은 과태료 약 7억3000만원 부과했다. 113건에 대해서는 개선을 요구해 총 법 위반 사항은 108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6년 전 김용균씨 사망 사고 당시 적발된 위법 사항(1029건)보다 늘어난 것이다.

이에 원청인 한전KPS에 불법파견 근로자 41명을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지시했다. 또 원청 대표이사와 관련 협력업체 대표들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노동부는 "원청이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이행하도록 철저히 확인할 것"이라며 "불법파견 사용 책임자에 대해서는 관련 절차에 따라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동 당국은 또 한전KPS와 수급업체 2곳, 태안화력발전소을 대상으로 한 기초노동질서 분야 근로감독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부 업체에서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5억4000만원과 통상임금·평균임금 등의 산정 오류로 인한 연장근로수당, 퇴직금 등을 225만원 과소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금액은 시정지시를 통해 전액 청산토록 했다.
노동부는 적발된 법 위반사항뿐 아니라 노동자 면담, 감독관의 사업장 평가 등을 종합해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주요 개선요구 사항은 △2인1조 작업 원칙 적용 확대 △공동작업장 관리 강화 △안전보건관리규정 정비 △기타 안전·보건 전반에 관한 사항 개선 등이다. 이와 함께 감독 결과를 전국 15개 화력발전소에도 전달해 법 위반 사항을 개선토록 할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태안화력발전소 감독 결과는 단순히 한 사업장의 법 위반을 넘어 왜 같은 유형의 죽음이 반복되는지 우리 사회가 마주해야 할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며 "발전 산업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에서는 안전관리 책임이 분산될 뿐만 아니라 효율과 비용 절감 효과도 불확실한 현실을 이제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감독을 통해 위험작업 시 필요한 안전인력 확보, 설비 개선, 하청노동자 보호조치 강화 등 핵심적인 사항을 개선토록 요구했다"며 "이는 현장에서 반드시 이행되어야 할 안전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러한 권고가 현장에서 철저히 지켜지도록 끝까지 점검하고 안전조치 미비로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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