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으로 파견된 백해룡 경정이 출근 첫날 수사팀이 "불법단체"라고 직격을 날렸다.
백 경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수사팀에 파견됐는데, 정작 본인이 뜻한 수사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백 경정은 16일 오전 서울동부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동수사팀은 위법하게 구성된 불법단체라고 주장해왔는데 그곳으로 출근하고 있다. 공직자로서 신념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수사 대상이다. 검찰 최고 지휘부가 외압 의혹과 관련돼 있다"며 "수사 책임자가 권력자로부터 외압을 받으면 외압을 한 사람까지 수사해야 하는데, 피해 당사자가 돼 수사에서 분리돼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동부지검은 백 경정이 세관 마약 의혹을 수사하다 외압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만큼 5명의 별도팀을 꾸리고 '외압' 부분을 제외한 수사를 맡겼다. 이를 두고 백 경정은 "모욕적"이라고 공개 반발해 왔다.
백 경정은 '지휘권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적이 없고 단 한 번도 절차를 어긴 적이 없다"면서 "지금도 인사 명령이 났고 출근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합동수사단을 지휘하는 임은정 동부지검장에 대해서는 "소통하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저는 평소 명예롭게 퇴직하신 선배들을 굉장히 존경해 왔다. 그 길을 제가 조용히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며 "일단 출근하고 생각을 정리해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백 경정은 발언 도중 주먹을 쥐거나 울먹이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전날 동부지검 파견을 발령 받았으나, 약속된 방송 출연을 이유로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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