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스크팩만 인당 10만원어치 사가요"…왕서방에 활기 되찾은 명동

  • 무비자 특수 맞은 쇼핑거리

  • 지난달 입국 중국인 16.4% 증가

  • APEC 시진핑 방한 기대감도 쑥

  • 업계, 선호 브랜드·간편결제 강화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8일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서울 명동거리가 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사진홍승완 기자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8일)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서울 명동거리가 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사진=홍승완 기자]

9일 서울 명동에서 50대 중국인 관광객 4명이 함께 찍은 여행 사진을 돌려보며 웃었다. 이들 양손에는 한 화장품 매장 쇼핑백이 들려있고, 안에는 마스크팩과 각종 크림이 빼곡했다. 인솔자로 보이는 남성이 손짓하자 이들은 곧장 명동 입구 쪽에 세워진 관광버스로 발길을 옮겼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무비자 입국이 시행된 지 열흘가량이 지난 가운데 명동 거리가 유커들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거리 곳곳에 중국어가 들리고 일부 매장은 중국어 안내 방송을 틀기 시작했다.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은 "추석 연휴 기간 한국인 손님도 많았지만, 중국인 관광객도 비슷하게 늘었다"며 "명동에 있는 유명 맛집을 들른 뒤 이곳에서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마스크팩이나 핸드크림을 중심으로 인당 10만원가량 구매해 객단가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8일) 마지막 날이던 전날에도 면세점 쇼핑백을 든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명동 인근 카페 직원은 "명동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외국인 손님들이 카페를 주로 찾는데 최근 들어 중장년층 중국인 손님 비율이 확연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 명동 타운점이 외국인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올리브영 명동 타운점이 외국인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명동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히는 올리브영 명동 타운점도 중국인들로 북적였다. 20대 중국인 여성은 장바구니에 마스크팩과 수분크림을 비롯해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등을 챙겼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입국한 중국인은 52만5396명으로, 작년 같은 달(45만1496명)보다 16.4% 증가했다. 무비자 제도 시행이 본격화하면서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달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상돼 '유커 특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도 이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3사는 중국인 관광객 대상 사은품 증정 행사와 경품 이벤트 등 맞춤형 마케팅을 확대했다. 면세점도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프로모션을 강화하며 쇼핑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중국 관광객 선호 브랜드의 상품 구성을 확대하는 추세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무비자 정책은 객단가 높은 비즈니스 단체와 개별관광객(FIT) 유치로 이어지는 질적 성장의 전환점"이라며 "특히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단체관광객과 FIT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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