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조선·건설기계 사업 재편… 정기선式 퀀텀 점프 기대감↑

  • 계열사 합병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초점

  • 함정 사업으로 한미 조선협력 주도

  • 해외 조선소 활용해 中과 상선 경쟁

  • 콤팩트·AM 육성해 건설기계 도약도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사진=HD현대]


친환경선박, SMR(소형모듈형원전), 수소에너지 등 그룹의 기술 혁신을 이끌며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해 온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최근 조선과 건설기계 부문 사업 재편을 통해 HD현대그룹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그룹 전반의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청사진을 직접 설계·주도하며 글로벌 톱티어 도약을 위한 '퀀텀 점프'의 방향키를 쥐고 있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번 사업재편은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다가오는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도약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결단이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조선과 건설기계 부문의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와 핵심 역량 집중을 통해 사업 재편을 직접 추진해왔다. 

◆조선 부문은 방산·특수선 경쟁력 강화

우선 조선 부문에선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합병을 추진한다. 통합 법인은 오는 12월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방산·특수선 분야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 및 수출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HD현대미포는 중형선 분야 세계 1위 조선소로서 함정 건조에 최적화된 도크와 설비, 8000척 이상의 수리·개조 경험을 축적해왔다.

통합 법인은 HD현대미포가 보유한 도크 중 2기를 특수선 전용으로 전환해 기존 HD현대중공업의 2기 특수선 도크와 함께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함정,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분야에서 건조부터 유지·보수·정비(MRO)에 이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HD현대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를 비롯해 캐나다와 필리핀 등 주요국 해군력 강화 수요에 대응하여 2035년까지 조선 방산 부문 매출 1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국 군사 전문지 '제인스'는 향후 10년간 글로벌 신규 함정 시장 규모를 약 2100척(3600억 달러)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시장은 HD현대의 이번 합병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해양 네트워크 구축으로 주도권 강화

HD현대는 조선 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투자법인도 설립한다. 싱가포르에 설립되는 이 법인은 올해 12월 출범 예정으로,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현대중공업필리핀, HD현대비나(가칭) 등 해외 생산거점을 관리하면서 신규 야드 발굴과 사업 협력 등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맡는다. 

해외법인 설립 이유는 경쟁력 있는 해외 야드를 활용해 벌크선과 탱커 등 중국 조선사들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 상선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하고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효율화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에 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글로벌 해양산업의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K-조선의 DNA를 세계 각지로 확산시키는 전략적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의 선박 건조를 공식화한 데 이어 미국·인도·페루 등에서 진행 중인 협력사업 역시 각국의 해양산업 정책과 정교하게 맞물려 추진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에 빼앗겼던 일반 상선시장의 주도권을 되찾는 것은 물론, 해외 시장을 확대해 새로운 수주기회를 모색하려는 계획이다. 

◆건설장비·엔진·AM 전영역 성장으로 글로벌 톱티어 도약

건설기계 부문에서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내년 1월 합병법인 'HD건설기계'로 새롭게 출범한다. 지난 7월 발표된 합병안은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 99% 이상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를 비롯해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와 증권사도 양사의 합병 시너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HD건설기계는 중복 제품 라인업 정리 등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콤팩트·초대형 라인업 강화를 통해 풀라인업을 구축한다. 특히 콤팩트 전담 조직을 신설해 2024년 약 9000대 수준이던 콤팩트 장비 판매량을 2030년까지 2만20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엔진과 부품 교체·유지보수 중심의 AM(애프터 마켓) 사업을 육성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전동화·스마트 장비·토털 솔루션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HD건설기계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 수준인 매출 14조80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미래 산업 전환기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기술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의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이번 사업 재편은 그의 중장기 비전이 구체적 실행력으로 옮겨지는 출발점이자 HD현대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단계 더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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