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화이자 美 약값↓...트럼프 "타국은 오를 것"

  • 美 제약사들 동참 조짐...화이자 700억 달러 투자·3년 관세 유예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미국 내 가격 인하 합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미국 내 가격 인하 합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화이자가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을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브리핑을 열고 화이자가 앞으로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모든 신약을 최혜국대우(MFN)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MFN 가격은 제약사가 미국 외 선진국에 적용하는 약값 중 가장 낮은 수준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본질적으로 다른 나라들이 내는 가격을 낼 것인데 그건 훨씬 낮다"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부 약값을 50% 이상 인하하고 미국 내 의약품 제조에 700억 달러(약 98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는 (가격이) 약간 오르겠지만 우리는 엄청나게 내려올 것이다. 하지만 이제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2018~2024년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에 8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31일 17개 글로벌 제약사에 서한을 보내 60일 내로 미국 내 약값을 인하하라고 요구했으며 따르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수년간 미국인들은 세계 그 어디보다 높은 약값을 지불했다"며 미국 소비자들이 제약사 연구개발비를 사실상 보조해 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른 제약사들도 곧 뒤따를 것이라며 내주 발표될 또 다른 미국 제약기업 엘리 릴리(LLY)가 협상에서 "환상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이번 합의로 제약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약값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도 향후 무역협상 등을 통해 각국에 가격 인상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이자, 엘리 릴리, 머크 등 미국 주요 제약사 주가는 이날 2%~7% 가량 상승했다. 화이자 주가는 6.83% 급등했다. 화이자가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조건으로 향후 3년간 관세 부과 유예를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화이자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계약으로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제조업을 본국으로 복귀시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내 13개 제조·유통 시설과 7개 주요 R&D 센터에서 3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향후 종양학, 비만, 백신, 면역학 등 핵심 분야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이자는 2026년부터 의약품 할인 구매 사이트(TrumpRx.gov)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최대 85%, 평균 50% 수준의 할인된 가격으로 약품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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