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부산에서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이번 회담 배경에 한·일 양국이 이시바 총리 임기 내에 관계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일치된 생각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1일, 이번 방문을 결정한 이시바 총리가 "한·일 관계를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변에 말해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퇴임 직전 총리의 해외 순방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한·일 양국 모두 일본 차기 정권에서도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셔틀 외교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는 또 이시바 총리가 회담 후 일본 측 동행 기자단에게 "역사를 직시하는 성실함과 용기를 가진 자세는 반드시 한국 국민들에게 이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의 유력 후보인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한국에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렇기에 지금 당장 일본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다져두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해설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양국이 셔틀 외교를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 등 공통 과제를 둘러싸고 당국 간 협의를 계속해서 이어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의) 새 정권 발족 전에 양국 관계의 양호한 기조를 확인하고 정상 간 왕래를 정착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짚었다.
요미우리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좌파 정권인 이재명 정권에서도 안정적인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현실주의적 실용외교를 내건 이 대통령과 한국을 중시하는 이시바 총리의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산케이신문 역시 회담 내용을 보도하며 이시바 총리가 회견 후 차기 일본 정권에 대해 "이 관계를 되돌릴 수 없는 발전적 관계로 만들어 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한편 산케이는 "한국이 안고 있는 가장 긴급한 외교 과제는 '미국 제일주의'를 내걸고 관세를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정권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일본은 미국과 합의를 했지만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배분 문제 등을 둘러싸고 최종 교섭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 입장에서는 미국으로부터 같은 관세 압력을 받은 일본과의 공동 대응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윤석열 전 정권에서 악화된 대중 관계 개선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일·중·한 정상회담 개최국인 일본과 먼저 양호한 관계를 구축해 둠으로써 대중 교섭에 이를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산케이는 "한·일 간에는 대립의 불씨가 남아 있다"면서 후쿠시마를 포함한 8개 현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와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 등을 들었다. 신문은 "양국 간 현안 처리는 사실상 보류된 채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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