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포기 불가' 北, 中과 '완전한 견해 일치' 강조…대미 메시지는 신중

  • 최선희 北외무상·왕이 中외교부장 베이징서 회담

  • "조·중 친선 협조 관계 심화 발전 위해 적극 노력"

  • 구체 내용 미공개…시진핑 방북 문제 논의 가능성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지난 28일 베이징 낚시터댜오위타이·釣魚臺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지난 28일 베이징 낚시터(댜오위타이·釣魚臺)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핵 포기 불가'를 선언한 북한이 중국과 국제·지역 현안에 대한 '완전한 견해 일치'를 강조하며 북·중 밀착을 과시했다.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다만 양측 발표 내용에서 온도차가 감지돼, 북한이 대미 메시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2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전날 베이징 낚시터(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만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해 방중한 지 약 3주 만으로, 2022년 6월 외무상 취임 이후 첫 단독 중국 방문이다.

최선희 외무상은 회담에서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조·중 사이의 친선의 감정은 변할 수 없다"는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발언을 언급하며 "조·중(북·중) 수뇌 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맞게 조·중 친선 협조 관계의 심화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갈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왕이 부장은 "중·조 친선은 두 나라의 귀중한 공동의 재부"라고 화답하며 "중·조 친선을 훌륭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중국당과 정부의 시종일관하며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호상래왕과 협조를 추동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고위급 교류 확대 의지도 내비쳤다.

특히 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국제 및 지역문제와 관련한 깊이있는 의견교환이 있었으며 완전한 견해일치를 봤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도 전날 왕 부장이 "조선(북한)과 함께 국제·지역 사무에서 협조와 호흡 맞추기를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측 간 구체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응 방안이 조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북·미 대화 재개 문제도 비공식적으로 논의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 달 10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중국의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 문제도 의제로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양측 공개 보도문에 김 위원장의 친서, 시 주석의 방북 초청이 미언급됐다"며 "논의했지만 언급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발표에선 미묘한 온도 차도 읽혔다.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이 "모든 형식의 패권주의에 반대한다"고 했고, 최 외무상도 "일방주의와 강권 정치를 저지한다"고 응답했다고 했다.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해당 발언은 북한 측 보도에서는 제외됐다. 이는 북한이 대미 메시지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왕 부장 초청으로 지난 27일 베이징에 도착한 최 외무상은 오는 30일까지 나흘 동안 방중 일정을 소화한다. 시 주석이 외국 외교장관을 접견하는 사례는 드물지만, 과거 리용호 당시 북한 외무상의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방중 기간 최 외무상이 시 주석을 예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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