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70년대 전 세계를 흔든 CCR의 노래 'Proud Mary'를 기억하는가. 미시시피 강을 따라 증기선을 타고 내려가던 청춘의 자유와 흥겨움이 그 노래 속에 있었다. "Rollin' on the river"라는 후렴구는 단순한 멜로디가 아니라, 강을 따라 흐르는 삶의 에너지, 도시의 활력을 노래한 외침이었다. 즉, 이 노래는 '도시에서 힘들게 일하다가 배를 타고 강을 따라 멤피스를 지나 뉴올리언스로 내려간다'는 정서가 담겨 있지만, 멤피스는 블루스와 로큰롤의 본고장이고, 뉴올리언스는 재즈 발상지로 유명하다.
오늘 서울의 한강도 그런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최근 운행이 잠시 멈췄지만, '한강버스'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한강 공원들을 따라 펼쳐진 무대, 양옆으로 즐비한 먹거리 상점, 시민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하나로 연결하는 축제의 리듬이다. 창밖으로 흐르는 강물과 버스 안의 설렘이 어우러지면, 그것이야말로 서울판 'Proud Mary' 아닌가.
물론 아쉬움도 있다. 그 긴 추석 연휴 동안 많은 시민이 한강버스를 기대했지만, 기계적·전기적 결함으로 한 달 운행 중단이 불가피했다. 오세훈 시장이 29일 직접 시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한 것도 그만큼 이 사업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시 멈춤은 실패가 아니라 도약의 준비다. CCR의 노래처럼 "계속 굴러가야" 하는 바퀴는, 더 안전한 구조와 더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재출발해야 한다.
여기서 시선을 또다시 해외로 돌려보자. 상하이의 황푸강을 보라. 누런 황톳물이 흐르지만 그들은 이를 세계적 유람 콘텐츠로 만들었다. 강변 불빛과 유람선 서비스는 매년 수천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은다. 홍콩의 빅토리아항 역시 마찬가지다. 항구 위에 빛의 쇼와 유람 크루즈가 어우러져, 도시의 야경을 세계적 브랜드로 승화시켰다.
서울의 한강은 이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수질과 경관, 공원과 교통 인프라, 강을 따라 즐비한 먹거리 상점과 문화공간은 오히려 더 풍부하다. 문제는 활용 능력이다. 우리가 가진 자산을 얼마나 세련되게, 얼마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관광객에게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다. 한강버스는 바로 그 시험대다.
관광의 경제적 효과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외국인 관광객 8명이 입국하면 일자리 1개가 생긴다. 장관급·CEO급 VIP 관광객 1명의 방문은 8개, 많게는 12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관광은 단순한 유흥이 아니라 산업이고, 먹거리이며, 미래다. 서울시가 관광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규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사실을 가장 먼저 포착한 정치인이 바로 오세훈이다. 그는 이미 2006년, 2007년 서울시장 재임 초기에 관광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블루오션이자 미래 성장동력임을 간파했다. 관광을 단순한 서비스업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견인할 전략 산업으로 바라본 시각이, 오늘날 서울시의 정책적 토대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강버스는 단순한 버스가 아니다. 그것은 서울의 노래요, 시민과 세계가 함께 흥얼거릴 새로운 멜로디다. 한강버스가 강변을 따라 "롤링, 롤링"하며 달릴 때, 창밖 풍경은 단순한 도시의 야경이 아니라 서울 경제와 미래가 굴러가는 커다란 바퀴가 된다. CCR의 노래가 미시시피를 세계의 강으로 만들었듯, 한강버스는 서울을 세계적 관광도시로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좌절이 아니라 보완이다. 더 안전하게, 더 매력적으로 다시 달리면 된다. 시민의 격려와 응원이 더해진다면, 한강버스는 머지않아 서울의 자랑스러운 'Proud Mary'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서울은 세계 5대 도시를 향해 달리고 있다. 경기 회복의 열쇠는 관광이고, 그 중심은 한강이다. 강과 한강버스, 공원과 먹거리, 공연과 문화가 어우러져 서울은 '롤링 온 더 리버'를 넘어 '롤링 온 더 한강'을 부를 수 있다. 이 노래가 울려 퍼질 때, 서울은 더 이상 아시아의 한 도시가 아니라, 세계가 찾아와 노래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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