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금리 불확실성 '이중고'…환율 1410원대·국채금리 일제히 상승

  • 원·달러 환율 하루새 12원 가까이 폭등

  • 국고채 3년물 2.562%…10년물 연중 최고치

원달러 환율이 넉 달 만에 장 중 1410원대까지 올라선 26일 서울 명동 시내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넉 달 만에 장 중 1,410원대까지 올라선 26일 서울 명동 시내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한미 통상협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하면서 26일 원화 가치는 폭락하고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을 기록했다.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지난 5월 14일(1420.2원) 이후 약 넉 달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전날보다 8.4원 오른 1409.0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키워 장 중 1414.0원까지 올랐다. 환율은 사흘 연속 상승하면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400원과 1410원을 지난 24일과 25일 장중 차례로 뚫었다.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른 배경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기대 약화에 따른 달러 강세가 꼽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0.59% 오른 98.375를 기록했다.

간밤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는 더 약화했다. 미 상무부는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3.8%(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잠정치(3.3%)보다 0.5%포인트나 상향 조정된 수치이자, 2023년 3분기(4.7%) 이후 7개 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를 둘러싼 시장의 불안감은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이 3500억 달러(약 490조원)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대미 투자를 놓고 한미 관세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로서는 부담스러운 발언이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수에도 대미 투자 협상 경계감이 지속되며 상방 압력이 강화됐다"며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협 상에서 뚜렷한 성과가 부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투자금 선불 발언이 나온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대외 강달러 압력이 일부 완화되나 무역협상 불확실성과 9월 수출 둔화 결과가 10월 1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원·달러 상방 요인이 산재해 있다"며 "내국인의 해외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지는 점은 당분간 원·달러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4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562%에 장을 마쳤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기준금리(2.50%)를 상회한 것으로, 한은 기준금리(2.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6.2bp로 확대됐다.

10년물 금리는 5.8bp 상승한 연 2.943%로 지난해 11월22일(2.976%) 이후 10개월만에 최고치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4.3bp, 3.2bp 상승해 연 2.716%, 연 2.499%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2.879%로 3.6bp 올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4.3bp, 4.3bp 상승해 연 2.812%, 연 2.678%를 기록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고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위로 상승하면서 기준금리와 국고채 3년물의 역전이 해소됐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 폭 확대, 원·달러 환율 상승, 금통위원 매파적 발언 등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채권금리는 상승세를 전망한다"며 "연말 국고 3년물 2.60%, 국고 10년물 3.0%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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