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약 6개월 만에 대북 방송을 재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 포스트(WP)와 북한전문매체 NK뉴스 등은 캐리 레이크 미국 글로벌미디어국(USAGM) 대표 대행이 지난 9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VOA 운영 중단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VOA 대북 방송이 지난달 28일 재개됐다고 밝혔다.
USAGM은 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을 관할하는 기구다.
다만 VOA 대북 방송 재개와 관련해 더 이상의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한국어로 해당 방송을 진행한다고만 했다.
그는 방송을 다시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 "이 문제에 대해 논의가 있었고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바탕으로 그렇게 하기로 최근에 결정했다"고 답했다.
레이크 대행은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확한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일에 관한 비판적인 것, 대한민국 지도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의문을 표하는 것"이라고만 했다.
NK뉴스는 이 발언이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몇 시간 앞두고 SNS에 올린 글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고 썼다가 정상회담 자리에서 오해라고 바로잡았다.
아울러 NK뉴스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접경지역 확성기와 군의 대북 라디오 방송을 중단한 점을 언급하며 VOA의 방송 재개가 이를 상쇄하려는 목적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레이크 대행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USAGM 기능과 인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담은 행정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발표 당일까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월 VOA와 제휴를 맺은 친 트럼프 성향 우파 매체 '원아메리카뉴스'에 대해서는 "상식적이고 미국 친화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WP는 VOA 내부 직원들이 "대북 방송 재개와 관련해 실제로 제작된 콘텐츠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연방정부 조직을 대대적으로 축소하는 과정에서 VOA의 상위 기관인 USAGM 인력을 대폭 축소했으며 이 여파로 VOA 방송도 사실상 운영이 멈췄다. VOA 노조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이 불법이라고 반발하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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