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영의 재테크루] 1일 37억원씩 사라지는 돈...재테크의 기본은 '지키기'

  • 금융사 잇단 해킹 피해…보이스피싱, 청년 피해자 절반 이상

  • 이체 한도 낮추기·공식 홈페이지 참고 등 작은 습관 必

보이스피싱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이스피싱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루에 37억원이 사라졌습니다. 올해 1~8월 동안 보이스피싱으로 사라진 돈을 일당으로 계산한 수치입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해 1~8월간 피해액은 8856억원에 달했습니다. 여기에 금융권 해킹으로 노출된 개인정보까지 합치면 우리의 자산이 얼마나 무방비 상태인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재테크를 논할 때 우리는 늘 '어디에 투자할까', '어떤 종목이 오를까'를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하루 37억원씩 증발하는 현실 앞에서 진짜 중요한 건 내 돈을 지키는 일입니다.

최근 롯데카드 해킹으로 고객 297만명의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이 중 28만명은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CVC번호까지 털려 카드 복제가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10년 넘게 보안 최우선을 강조해온 카드사의 방어선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입니다. 웰컴금융그룹, SBI서울보증 등도 해킹 피해를 겪으며 금융사 해킹은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더 충격적입니다. 올해 피해자 1인당 평균 피해액은 7438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나 늘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이나 검찰을 사칭하는 '기관사칭형' 범죄가 전체 피해의 76%를 차지했고,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은 노인들만 당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은 이제 위험한 착각입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20~30대였고, 1억원 이상 고액 피해자 중 청년층 비중은 1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범죄조직은 가상자산 투자 기회나 화상 면접을 빙자해 악성앱 설치를 유도하고, 가짜 채용공고로 구직자를 노리기도 합니다.

보안을 철저히 하는 일이 곧 자산을 지키는 일입니다. 투자와 생활비 계좌를 분리하고,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화이트리스트와 출금 지연 기능을 활용해야 합니다. 투자 기회를 제안하는 전화는 끊고 반드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채용 과정에서 별도 앱 설치나 주민번호·통장 사본을 요구하는 경우는 모두 사기입니다.

△OTP 등록 △이체 한도 설정 △비밀번호 주기적 변경 같은 기본 보안이야말로 몇 퍼센트 수익률보다 확실한 투자입니다. 금융회사 차원의 보안 사고는 개인이 막기 어려운 영역이지만,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되기에 개인 차원의 보안 습관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제 투자 공부만큼 보안 공부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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