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회담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다음 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방한 계획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조 장관은 1박 2일 일정으로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해 오후 현지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만찬도 함께할 예정이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다음 달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과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또 북한 문제와 한국 서해상 중국의 구조물 설치 등도 의제로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조현 장관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외교장관 회담 의제에 대해 "한·중 간 협력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동북아에서 긴장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 등이 있다며, "얼마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했기 때문에 그 이야기도 듣고 북한 문제에 관해서도 한·중 간 협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 장관은 "APEC 회의에 시 주석이 방한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에 관해 구체적 내용을 서로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은 아직 시 주석의 방한에 대해 확답하진 않고 있지만,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의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회담에선 북한 문제도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양국의 일치된 목표를 재확인한 뒤 이를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이 한국 서해상에 무단으로 설치한 구조물도 논의 석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은 "이웃 국가 간에는 서로 협력하고 잘 지내야 하지만, 분명히 바람직하지 않은 이슈가 있으면 그것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히고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면서 "서해 해상 구조물 사안도 문제 제기를 하고 조속한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장관의 방중에 이어 왕 부장이 이달 말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2023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일·중 3국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이후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전임 정부의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5월 중국을 찾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형식상 중국 측이 방한할 차례였다. 하지만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1년 만에 추진되는 시 주석의 방한을 조율하기 위해 이런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조 장관이 방중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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