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중소기업 보안 시장에 ‘구독형 보안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늘어나면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던 기존 보안 시스템 대신 월 단위 요금으로 사고 대응과 예방까지 지원하는 구독 모델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14일 IBM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데이터 유출 사고를 당했을 때 평균 48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담 인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피해 복구 과정에서 추가 비용과 업무 중단 피해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는다.
정보보호산업진흥포럼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보안 전담 인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구독형 사이버 보안’은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도 전문적인 보안 역량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SK쉴더스는 최근 ‘해킹 사고 대응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중소기업 공략에 나섰다. 이 서비스는 해킹 원인 분석, 피해 확산 차단, 복구,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은 물론 법률 자문과 사이버보험까지 포함한다.
별도의 접수 절차 없이 곧바로 대응이 시작되는 구조라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업은 월 수만원대 비용으로 전문 보안 조직인 ‘탑서트’의 대응 체계를 이용할 수 있다. 탑서트는 북한발 사이버 공격이나 지능형 지속 위협(APT) 공격 등 대형 사고를 다수 경험한 조직으로, 사고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강점을 갖는다.
서비스 방식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지니언스는 보안 구독 모델을 통해 위협 탐지와 대응은 물론, 자사 기술력 기반의 AI 분석, 모의 해킹까지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의 사고 대응 중심에서 벗어나 사전 예방과 상시 모니터링, 맞춤형 보안 전략 제공으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중소기업에 더 많은 선택지를 열어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해킹 사고가 발생한 뒤 복구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구독형 모델을 통해 사고 예방과 즉각적인 대응이 핵심이 되고 있다”며 “기업 규모에 맞는 유연한 상품이 늘어나면서 보안 투자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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