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9월 시장,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사진 김미정 KB GOLDWISE the FIRST 압구정센터 부센터장
[사진= 김미정 KB GOLD&WISE the FIRST 압구정센터 부센터장]

9월 금융시장 분위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헷갈림’이다. 미국은 금리를 내릴 듯 말 듯 시간을 끌고, 중국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한국 증시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도대체 어디에 돈을 둬야 하나”라는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선, 미국 금리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사람들은 연초까지만 해도 “이제 금리 내릴 때가 됐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강했다. 소비도 살아 있고 고용도 줄지 않았다. 연준 입장에서는 쉽게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결국 달러는 강세를 유지하고 원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굳이 한국 시장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 답은 명확하다. 그래서 요즘 코스피가 힘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
 
중국 경제도 불안하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부진’이라는 단어가 어울리고 부동산 시장은 위험 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청년 실업률은 높아졌고 내수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한때 ‘세계의 공장’이던 중국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은 수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데, 반도체는 잘 팔리고 있지만 반도체 호조만으로는 부족하다. 자동차, 화학, 철강 등 전통 산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국내 증시는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조금 오르면 곧바로 밀리고, 떨어졌다가도 금세 반등한다. 방향성이 없는 전형적인 박스권 장세다. 외국인은 달러 강세로 인해 적극적인 매수를 하지 못하고 기관은 눈치만 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단타 매매에 나서지만 시장의 흐름을 바꿀 힘은 부족하다.
 
결국 증시는 기업 이익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반도체 대형주를 제외하면 뚜렷한 실적 개선을 찾기 어렵다. 기업 이익이 받쳐주지 않으니 증시도 제자리를 맴도는 것이다. 이렇게 시장이 불확실할수록 전략을 복잡하게 세우는 게 오히려 독이 된다.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방어와 분산이 최선의 전략이다.
 
첫째, 미국 장기 국채 같은 안전자산을 일부 편입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 금리가 높게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불확실성이 커질 때일수록 안전자산은 투자자의 심리적 버팀목 역할을 하며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지켜주는 기반이 된다.
 
둘째, 글로벌 분산 투자로 구조적인 리스크를 피해야 한다. 한국에만 묶여 있으면 구조적인 리스크를 피할 수 없다. 미국, 유럽, 글로벌 배당주나 인컴형 자산을 포함해 다양하게 투자하는 것이 좋다. 특정 국가나 업종에 집중되면 예상치 못한 충격에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자산 배분은 필수적이다.
 
셋째, 환율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외화 자산에서 환차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자산의 통화 분산도 가능하다. 단기적인 환율 변동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 수익을 보완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넷째, 금 투자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금은 투자 수단이며 자산의 헤지 역할을 수행한다.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는 한 금은 언제든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9월의 교훈은 단순하다. 조급하면 손해를 본다. 시장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고, 섣부른 베팅은 위험하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중요한 건 버틸 힘이다. 투자자는 확신을 찾기보다 체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분산된 자산 배분, 안정적인 현금 흐름, 그리고 조급하지 않은 마음가짐 이 세 가지가 있다면 시장이 흔들림에도 버틸 수 있다. 결국 시장은 늘 그렇다. 조급한 사람을 시험하고, 끝내 인내한 사람에게 보상한다. 이번 9월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