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런던도 하지 못한 인공지능(AI)시티를 서울이 앞장서 실현하겠다."
김만기 서울AI재단 이사장은 최근 서울 마포구 재단 사무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은 "서울을 AI 도시로 만들고, AI를 모든 산업과 연결해 AI 중심으로 도시를 새롭게 재편하겠다"며 "세계 어느 도시를 떠올려도 'AI를 잘하는 곳은 서울'이라는 이미지를 심겠다"고 강조했다.
서울AI재단은 지난 5월 서울디지털재단에서 명칭을 변경하며 새롭게 출범했다. 이는 지난 2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표한 'AI 3대 강국 진입을 위한 7대 핵심 전략'에 발맞춘 변화다.
김 이사장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행정혁신이다. 그는 "AI가 공무원의 새로운 동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단은 범용 AI 업무매뉴얼을 통해 방대한 문서를 요약·검색하고, 제안요청서 생성 AI로 문서 작성 시간을 줄이고 있다. 영유아 보육 행정 상담 AI, 대사증후군 상담 AI까지 행정 전반에서 AI가 업무를 보조하는 사례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재단은 시민들이 AI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행사도 주도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오는 9월 말에 한국형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라 불리는 '스마트라이프위크(SLW 2025)'를 개최한다고 소개했다.
올해 행사에는 알리바바,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글로벌 기업이 참가한다. 김 이사장은 "작년보다 양과 질 모두 두 배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며 "6만 명 관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김 이사장이 반복한 단어는 '사람 중심 AI'였다. 그는 "화려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시민 복리 증진과 포용적 사회 구현이 AI의 목적"이라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하는 것이 재단의 사명"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재단은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AI 탐험대 어디나지원단'은 만 5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1대1 맞춤형 10회차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AI 동행버스'는 찾아가는 이동형 학습장으로,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AI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김 이사장은 "어르신들이 챗GPT로 지브리풍 프로필 사진을 만드는 등 최신 유행을 직접 경험하며 디지털 격차를 좁히고 있다"며 "연간 약 1만 3000명이 이 과정을 통해 교육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AI재단은 AI시티 서울을 구현하기 위해 5대 비전을 추진한다. △도시 문제 해결형 AI △로봇·자율주행 등 실생활형 AI △행정 혁신·시민 서비스 △책임 있는 AI △산업 전반 확산이다.
김 이사장은 "AI 산업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도시 단위 혁신은 서울이 선도할 수 있다"며 "AI가 전기나 인터넷처럼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되, 그 과정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재단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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